현대 염경엽, 프런트서 1군 코치로 '파격'
OSEN 기자
발행 2006.11.09 16: 52

프런트에서 행정 경험을 쌓은 뒤 일선 현장 지도자로 변신해 제2의 도약을 꿈꾼다. 현대는 9일 2007년 1, 2군 코칭스태프를 발표하면서 구단 운영팀에서 행정을 맡던 염경엽(38) 과장을 1군 수비코치로 임명해 눈길을 끌었다. 선수 시절 유격수였던 염 코치는 정진호 수석코치가 LG로 가면서 빈 수비코치 자리를 맡게 됐다. 코치 경력이 전혀 없는 염 코치가 1군 수비코치로 발탁된 것은 파격적인 케이스다. 비록 선수 지도 경험은 없지만 선수단 내에서 평소 선배 코치들 및 후배 선수들과 친화력이 두텁고 운영팀에서 실무 능력도 탁월하게 발휘했음을 인정받은 것이다. 염 코치는 특히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서 선수 보는 안목을 십분 발휘, 현대가 꾸준하게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광주일고-고려대를 거쳐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프로에 데뷔했던 염 코치는 선수 시절에는 공격보다는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주며 꾸준하게 활약했다. 2000년 현대 우승 후 현역에서 은퇴, 2001년 4월 5일 수원 개막전서 정명원 현 투수코치와 함께 은퇴식을 가졌다. 광주일고 3학년 때인 1988년 대통령기 타격상, 고려대 2학년 때인 1990년 추계대학대회 MVP 등을 수상하며 아마 시절에는 공수에서 재능을 보여줬다. 2000년 은퇴 후 구단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2001년에는 2군 매니저를 맡은 뒤 2002년부터 운영팀에서 근무해왔다. 동갑내기 부인인 김연임 씨와 사이에 1녀(아란)를 두고 있는 염 코치는 "1군 수비코치로 선임해준 김시진 감독과 프런트에 감사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 연수 또는 곧바로 현장 지도자로 출발하는 경우와는 달리 프런트 운영 업무를 쌓은 6년간의 경험이 앞으로 야구인생에 큰 밑거름이 될 것 같다. 특히 덕아웃에서 바라보던 야구와 그라운드를 벗어나 바라본 야구의 차이를 많이 느꼈다. 그만큼 생각을 많이하는 야구를 지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코치로 새출발하게 된 데 대해 염 코치는 "수비코치로 나서는 만큼 일단 선수들에게 기본기를 강조하고 그 다음 팬들이 봤을 때 멋지고 프로답고 즐거울 수 있는 화려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지도할 생각이다. 선수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 선배 코치들과 많은 대화와 도움을 받아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염 코치처럼 구단 프런트에서 근무하다가 현장 지도자로 변신한 케이스는 심심치 않게 있었다. 대개는 구단 스카우트로 활동하다가 코치로 복귀한 케이스이고 현재 SK 와이번스 민경삼(43) 운영부장이 염 코치와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민 부장은 내야수 출신으로 LG에서 선수 은퇴 후 구단 직원으로 근무, 2군 매니저를 거쳐 운영팀에서 일하다가 1군 수비코치로 활동한 바 있다. LG는 현재도 선수 출신을 프런트와 현장 지도자로 번갈아 기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1루수 서용빈과 포수 김정민도 구단 프런트나 일선 코치로 활동할 수 있도록 2년간 연수 과정을 밟도록하고 있다. 2년 연수 과정은 1년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 연수, 1년은 구단 근무로 짜여져 있다. 각 구단은 프런트와 현장 지도자로서 두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 출신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구단의 효율적인 선수단 운영을 위해 양수겸장을 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에 각구단이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런트에서 능력있는 직원으로 인정받고 있던 염경엽 코치가 현장에서 지도자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sun@osen.co.kr 프런트 운영팀에서 근무할 때 일본 출장 중인 염경엽 코치=현대 유니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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