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가수들의 콘서트 제작발표회, 왜?
OSEN 기자
발행 2006.11.09 18: 36

영화나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작품을 소개하고 관심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마련되는 제작발표회는 이제 너무나 빈번해서 하나의 정해진 절차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콘서트 제작발표회라고 들어봤는가? 최근에는 가수들 역시 콘서트를 열기 전 제작발표회를 열고 공연의 의미와 컨셉, 준비과정 등을 공개하곤 한다. 먼저 월드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가수 비가 12월부터 한국, 미국, 싱가포르, 일본, 태국, 베트남,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홍콩 등 12개국 주요도시에서 열릴 월드투어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0월 1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비뿐만 아니라 월드투어를 준비하고 있는 스타엠의 관계자가 함께 자리해 월드투어의 공연컨셉과 구체적인 무대장치 소개, 소요비용과 예상되는 수익 등을 설명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했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중견가수 양희은도 11월 8일 35주년 기념 콘서트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도 역시 양희은 외에 공연을 주최하고 있는 라이브플러스 관계자가 함께 등장해 콘서트에 대한 소개를 곁들였다. 제작발표회 전 나눠준 보도자료에는 공연취지와 내용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기도 했다. 양희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여는 소감과 새 앨범 소개, 생각 등을 털어놓았다. 또한 얼마 전 10집 앨범을 발표한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이 마련한 앨범 발매 기자회견에는 ‘더 신승훈 쇼’를 진행하고 있는 좋은 콘서트 대표가 함께 참석해 공연 컨셉과 주요 볼거리 등을 전달했으며 지난 6월에는 산울림이 30주년 기념 콘서트 제작발표회, 7월에는 업타운과 일본 그룹 솔드아웃 합동콘서트 기념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가수들의 콘서트 관련 기자회견이나 제작발표회가 잇따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양희은의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라이브플러스의 한 관계자는 “양희은 씨의 경우 데뷔 35주년을 맞아 대중음악사적으로 봤을 때도 의미가 아주 깊다”며 “일반적으로 가수들은 콘서트 제작발표회를 잘 열지 않는 편이지만 양희은 씨의 이번 공연은 기념비적인 콘서트라는 점에서 특별히 제작발표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열리고 있는 가수들의 콘서트 제작발표회에 대해 “아무래도 대중의 관심도가 상위권 가수들에게 집중되다 보니 그들의 영역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제작발표회는 이러한 가수들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며 대중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마련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비의 월드투어, 양희은의 35주년 기념 콘서트, 신승훈의 10집 발매 기념 콘서트 등 의미가 있는 큰 공연을 이슈화시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더 나아가 콘서트의 관람까지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요즘에는 콘서트 역시 단순히 노래를 라이브로 부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눈에 띄는 볼거리 등으로 공연 내용과 무대 연출에 충실히 해야 더 많은 음악 팬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발표회를 통해 차별화된 공연 컨셉 등을 소개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다시피 한 음악시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새로운 방편으로 이용되고 있는 콘서트 제작발표회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것이 도가 지나쳐 너도나도 홍보일색 기자회견을 펼치는 것은 지양해야할 것이다. hellow0827@osen.co.kr 비(왼쪽)와 양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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