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 '마쓰자카 카드' 어떻게 활용할까
OSEN 기자
발행 2006.11.11 11: 04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이제 공은 스캇 보라스에게 넘어갔다.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 라이온스) 영입전이 끝을 향해 치달음에 따라 이제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전트이자 '구단주들의 공적' 보라스에게 관심이 쏠린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등이 현재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보라스의 '두뇌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마쓰자카의 대리인인 보라스는 이번 협상에선 '시장의 이점'을 누릴 수가 없다. 독점협상권을 취득한 구단과만 대화가 가능함에 따라 특유의 '몸값 부추기기'가 통하지 않는다. 해당 구단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이든지 거절하고 1년 더 마쓰자카를 일본에 잔류시키는 수 밖에 없다. 마쓰자카는 내년 시즌을 세이부에서 마칠 경우 FA 권리를 얻는다. 평소와 달리 불리한 여건에 처한 듯한 보라스이지만 '묘수'는 얼마든지 있다. 상대 구단이 만족할 만한 금액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기발한 방법을 동원해 소기의 목적 달성도 가능하다. ESPN은 이와 관련 '트레이드 가능성'을 시사했다. 어떤 구단이 협상권을 보유하든 선수측과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트레이드 카드를 끌어들여 마쓰자카를 원하는 구단으로 이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자금력이 떨어지는 의외의 구단이 마쓰자카 영입전에서 승리할 경우 보라스는 시장규모가 큰 빅마켓 구단을 부추겨 트레이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그러고선 해당 구단의 유망주 또는 현역 선수와 마쓰자카 협상권을 맞바꾸는 거래를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전례도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지난 1997년 1월 미국 진출을 모색하던 일본 롯데의 이라부 히데키를 확보했다. 당초 이라부는 양키스가 눈독을 들였던 대상. 몸이 달았던 양키스는 당시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던 라파엘 메디나, 루벤 리베라와 현금 300만 달러를 내주고 이라부와 버논 맥스웰, 호머 부시 등을 받아들여 목적을 달성했다. 보라스는 마음만 먹으면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을 적용해 마쓰자카 협상권을 트레이드 카드로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해당 구단과 몸값 협상이 난항을 겪었을 때를 상정한 것이다. 협상권을 취득한 구단이 원하는 만큼 돈을 주겠다면 마쓰자카와 보라스가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포스팅시스템은 선수와 에이전트 입장에선 불리하기 짝이 없는 제도다. 시장 경쟁 원리에 어긋난다는 뒷말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일각에선 포스팅시스템에 손질을 가하지 않을 경우 '보라스의 반격'을 예상하기도 한다. 일종의 '거래 제한'으로 여겨지는 포스팅시스템이 미국 자본주의의 '신조'나 마찬가지인 반독점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라스는 '악마의 대리인' 또는 '시장경제의 파수꾼'이라는 극과 극의 반응을 얻고 있다. 마쓰자카라는 최고의 카드를 손에 쥔 그가 이번 겨울 불리해 보이는 여건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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