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 영화전문기자]할리우드의 마지막 카우보이 잭 팰런스가 1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 몬테시토 그의 자택에서 노환으로 편안히 숨을 거뒀다. 향년 87세. 팰런스는 수많은 서부극을 통해 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정통 '카우보이 세대'의 마지막 배우였다. 주연으로 활약하기 보다는 섬뜻한 악당이 제 격이었던 그는 생전 100여편의 영화와 TV 시리즈 출연으로 개미탑같은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렸다. 1950~2000년까지 사이에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노미네이트만 3차례. 조연이 더 어울렸던 그의 배우 인생을 잘 설명하는 부분이다. 정통 서부극에서의 악역 연기 때 미처 챙기지 못했던 오스카 상을 팰런스는 1992년 뒤늦게 수상했다. 사라져가는 서부의 향취를 도시적으로 그린 코미디 '굿바이 뉴욕 굿모닝 내사랑'에서 늙은 카우보이 컬리 역을 열연, 노익장을 과시한 것이다. 빌리 크리스털과 다니엘 스턴이 주연한 이 영화는 시리즈로 만들어졌고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모았다. 1919년 펜실바니아주의 한 탄광촌에서 블라디미르 팔라누익이란 이름으로 태어났다. 2차 세계대전에 실제 전쟁영웅으로 참전했던 그는 젊은 시절 탄광 광부와 무명 복서로 생계를 이었다. 성공의 기회는 한 순간 이 억센 사나이를 찾아왔다. 틈틈이 연기 공부에 열심이던 그는 브로드웨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무대에 말론 블란도의 뒤를 이어 출연한 기회를 잡았고 행운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이후 할리우드로 무대를 옮긴 그는 1953년 이제는 전설이 된 서부극의 명작 '셰인'에서 알란 라드를 괴롭히는 악당으로 등장해 카우보이 악역 인생의 화려한 출발을 시작했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