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보다 스트레스가 심하다". 제 2회 코나미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한 선동렬(43) 감독이 코나미컵 무용론을 설파해 눈길을 끌었다. 중요한 대만전을 불과 1시간 30분을 앞두고 발언한 내용으로는 상당히 과격했고 강한 톤이었다. 그만큼 패배의 불안감이 주는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선동렬감독은 결승진출권이 걸려 있는 11일 대만 라뉴와의 경기를 앞두고 오후 5시30분 한국기자단과의 정례 간담회 도중 "나도 그렇고 선수들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우린 한국시리즈가 가장 늦게 끝나서 준비도 못했다. 코나미컵이 축제라는 분위기가 아닌 죽기 살기로 하는 국가대항전이 되는 것은 분명 모순이 있다고 본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선감독이 특히 "오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과 미팅을 가졌다. 이기면 본전이고 지면 개망신이라고 정신력을 강조했다"며 "솔직히 이겨도 본전이고 져도 본전이다. 내가 마치 못된 감독이 된 것 같았다. 시즌 때도 선수들에게 하지 않았던 말(질책)을 했다"고 말했다. 선감독은 특히 올해 준비부족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선감독은 "지난해는 한국시리즈가 일찍 끝나 나름대로 준비할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상대를 분석할 시간이 없었다. 대만팀 경기 비디오테이프도 오늘에서야 봤다"고 토로했다. 선감독이 코나미컵 무용론의 이유로 스트레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체력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지난 3월 WBC대회,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에 이어 휴식없이 코나미컵까지 출전하자 선수들이 극도의 피로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선감독은 "여기는 홈경기도 아니고 원정경기 아닌가. 이런 선수들을 다그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선감독은 마지막까지도 "솔직히 한국시리즈 2연패해서 기분좋게 지내고 있을 시간이 아닌가. 골프도 치고 술도 마시고 아무도 뭐라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런 대회에 나와 대만에 져버리면 좋은 분위기가 초상집이 되는 것 아니냐"면서 코나미컵 대회에 비판적인 시각을 고수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