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타순까지는 괜찮지만 타순이 돌수록 익숙해지고 쳐낸다. 그 점에서 프로라고 느낀다. 반면 중국은 한 번은 막지만 2~3번째 타순이 돌면 못 막는 점이 과제다". 짐 르페브르 중국 대표팀 감독이 삼성과의 코나미컵 예선전서 콜드게임패한 뒤 밝힌 소감이다. 르페브르 감독의 진단대로 국제대회는 생소한 상대끼리 대결이 불가피하다. 대만처럼 정찰요원을 보내 전력 분석을 하거나 삼성이나 니혼햄처럼 비디오 분석을 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렇기에 자국 프로리그에서 100경기 이상 경험을 치른 '프로'라면 낯선 상대에 빨리 적응해낼 수 있는 '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니혼햄과 대만 라뉴는 삼성보다 훌륭했다. 니혼햄 주축 3인방 모리모토 오가사와라 이나바는 삼성전에서 7안타를 합작했다. 이 중 이나바의 홈런 포함 5안타가 2루타 이상의 장타였다. 특히 오가사와라는 간판타자답게 2루타만 3개를 만들어냈다. 대만 라뉴 역시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3번타자 린즈셩이 6회 140m짜리 결승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린즈셩은 이에 앞서 4회에는 좌중간 펜스에 직접 맞는 2루타를 터뜨렸다. 또 4번 천진펑 역시 3타수 2안타에 2타점이었다. 반면 삼성 클린업 트리오는 니혼햄-라뉴전에서 전혀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6번 타순으로 내려간 양준혁이 라뉴전 선제 투런홈런을 날린 것이 유일했다. 홍이중 라뉴 감독이 인정한 박한이(3안타 2도루)를 제외하고는 처음 보는 투수들에게 적응하지 못했다. 선동렬 감독은 '코나미컵 무용론'을 경기 전 설파했지만 니혼햄-라뉴전 연패를 보면 한국 프로야구의 국제교류는 오히려 더 증대되어야 할 듯 여겨진다. 지난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퍼펙트 4강'을 이뤘지만 그 주축은 이승엽(요미우리) 박찬호(샌디에이고) 서재응(탬파베이) 등 해외파였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