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플래툰 운명'을 개척하라
OSEN 기자
발행 2006.11.13 04: 05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올 시즌 주목할 만한 활약으로 풀타임 빅리거의 기반을 마련한 추신수(24.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 남은 과제는 풀타임 주전 외야수를 굳히는 것이다. 주로 오른손 투수 상대용 플래툰 외야수로 출전한 까닭에 왼손 투수 적응력이 한때 화제가 됐을 만큼 다음 시즌 목표는 확고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내년에도 클리블랜드는 추신수를 일단 플래툰 외야수로 점찍고 있다. 왼손 선발투수가 등판하면 그 대신 케이시 블레이크나 프랭클린 구티에레스를 출전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시즌 후반부터 지역언론을 통해 줄기차게 제기됐다. 추신수가 내년 시즌 개막전 로스터에는 포함되겠지만 플래툰 딱지를 떼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추신수는 빅리그 통산 우투수 상대 타율 2할7푼4리인 반면 좌완 투수를 상대로는 2할에 그쳤다. 장타 6개(홈런 2루타 각 3개씩)도 모두 오른손 투수를 상대할 때 기록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듯한 결정이지만 클리블랜드에서 플래툰은 추신수에게만 국한된 단어는 아니다. 13일(한국시간) 지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수뇌진은 오래전부터 '전 포지션의 플래툰화'를 모토로 삼아왔다고 한다. 마크 샤피로 단장과 에릭 웨지 단장은 25인 로스터를 13명의 유틸리티 플레이어와 12명의 투수진으로 채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한 적이 있을 정도다. 어느 정도 농담이 섞인 표현이겠지만 그만큼 모든 포지션에서 최대한 공격력을 도출해내겠다는 의지가 보통이 아니다.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선수 개인에게는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겠지만 팀 전체로 볼 때는 공격력의 극대화가 가능하다. 실제로 클리블랜드는 추신수 뿐만 아니라 블레이크, 내야수 조 인글렛, 엑토르 루나 등을 플레툰 플레이어로 여기고 있다. 최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2루수 조시 바필드와 기존의 그래디 사이즈모어, 빅토로 마르티네스 정도만 풀타임 주전으로 여겨진다. 결국 추신수로선 수뇌진의 확고한 신임을 얻기까지는 좀 더 노력이 필요하다. 감독이 섣불리 건드릴 수 없을 정도로 입지를 다져야 비로소 풀타임 주전 외야수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사이즈모어와 마르티네스 바필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주축 선수다. 추신수 역시 팀의 기둥이 될 때까지는 플래툰 외야수로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야 한다. 추신수는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로 제한된 기회에서 타율 2할7푼8리(18타수 5안타)를 기록했다. 우투수 상대 타율 2할8푼1리(139타수 39안타)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자신감을 좀 더 키우고 경험을 쌓는다면 플래툰 딱지를 벗을 날도 머지 않았다. 내년이면 25세가 되는 추신수는 여전히 젊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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