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빅리그 3기' 개봉박두
OSEN 기자
발행 2006.11.13 05: 07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메이저리그의 FA시장이 본격 개막했다. 12일(이하 한국시간)로 FA를 선언한 선수와 원소속팀간 우선 협상 기간이 끝남에 따라 13일부터 모든 구단과 선수가 자류롭게 협상이 가능하게 됐다. 이름만 들어도 관심을 가질 만한 빅스타들이 줄줄이 시장에 나왔지만 한국팬들에겐 역시 박찬호(33)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다. 박찬호는 우선 협상 기간 내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재계약을 이루지 못했다. 여유자금이 넉넉해진 샌디에이고는 이번 겨울 에이스 보강을 선언하고 배리 지토 등 몇몇 거물급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를 선발진 강화로 삼은 까닭에 박찬호 재계약 문제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려난 분위기다. 내심 점찍은 스타플레이어 보강이 이루어진 뒤에야 박찬호 계약 여부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비단 샌디에이고 뿐만 아니라 기타 구단도 자금력이 허락하는 한 비싼 선수 위주로 쇼핑을 시작한 뒤 몸값 부담이 적은 선발투수 영입에 나설 전망이다. 박찬호처럼 빅리그 경험이 풍부하고 큰 돈이 들지 않으며 로테이션의 후미를 받쳐줄 투수는 보통 시간이 흐른 뒤 계약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박찬호 보인도 "올해말 아니면 내년 초까지 가봐야할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 FA 시장에서 박찬호는 나름대로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5년 6500만 달러 장기계약이 끝남에 따라 선발진 보강을 원하는 팀이면 부담없이 그를 영입할 수 있다. 여러 정황상 박찬호의 몸값은 최대 300만 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100만 달러 선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대신 성적에 따른 보너스를 대폭 삽입하거나 구단 옵션을 포함한 계약이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주간지 와 포털 사이트 는 최근 박찬호에 대해 '원래 기량을 회복할 수 있다' '안전한 베팅이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매겼다. 몸값 부담이 적기 때문에 리스크도 그만큼 적어지는 데다 무엇보다 박찬호 본인의 부담이 덜어지면서 내년 시즌 만족할 만한 성적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박찬호 본인은 샌디에이고 잔류를 오래전부터 희망해왔다. 그곳에서 새 가정을 꾸린 데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곳이어서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다. 샌디데이고 잔류가 여의치 않을 경우 LA 등 서부지구 구단을 선호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타구단 입단도 흔쾌히 받아들일 각오다. 메이저리그란 곳이 선수와 구단의 필요가 맞아떨어질 경우 이적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낳은 데다 올 시즌 2차례에 걸친 장출혈과 수술을 거치면서 정신적으로 몰라보게 성숙해졌다는 얘기를 듣는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던 지난 2001년 겨울 첫 FA 때와 달리 이번에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차분하게 2번째 FA를 맞고 있다. 스타로 도약한 LA에서의 1기,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좌절감도 맛봤던 텍사스에서의 2기에 이어 박찬호 빅리그 야구인생 3기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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