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들의 만류를 뒤로 하고 시장으로 뛰쳐 나왔다. 일단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발을 들여 놓고 시장의 평가를 받게 됐다. SK의 베테랑 포수 박경완(34)과 현대의 ‘신인왕’ 출신 우완 선발 김수경(27)이 FA를 선언하고 시장에 나왔다. 둘은 오는 17일까지는 원 소속 구단과 협상을 갖지만 이후에는 시장으로 나가 타 팀들의 손길을 기다려야 한다. 둘은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스승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단 일을 저질렀다. 박경완은 쌍방울 시절인 1996년부터 2년간 자신을 키워준 은사인 김성근(64) 신임 감독의 잔류 설득을 뒤로 한 채 FA를 선언했다. 또 김수경도 1998년 신인 때부터 자신을 돌봐주고 성장시켜준 김시진(48) 신임 감독으로부터 ‘성적을 내서 1년 후 선언하자’는 설득을 뿌리치고 시장에 나왔다. 둘은 원 소속 구단인 SK 현대와 잔류를 위한 협상을 갖고 있지만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단측에서는 많은 돈을 투자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반면 선수들은 ‘아직 쓸 만하다’며 높은 몸값을 요구할 태세인 것이다. 이들이 잔류하기를 바랬던 감독들은 이들의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아직은 좀 더 열심히 하면 쓸 만한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예전 잘나갈 때의 모습은 아니라는 판단들이다. 현재 둘은 공교롭게도 유니폼을 맞바꿔 입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소문이 돌고 있다. 박경완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뛰며 전성기를 보냈던 제2의 친정팀인 현대 유니콘스로의 복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경완은 옛 동료들을 통해 은근히 현대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에는 현역 최고령 포수인 김동수(38)가 주전으로 버티고 있지만 전경기를 출장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후보 포수인 강귀태가 군대를 가게 돼 포수 자리를 채워야 할 형편이다. 김수경의 경우는 고향 팀인 인천 SK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천 출신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부족한 SK가 김수경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현대 구단측의 분석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올 시즌 부상으로 예전 만한 구위와 성적을 내지 못한 김수경이 구단의 만류를 뿌리치고 FA 선언을 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 구단 측의 설명이다. 올해 연봉 4억 원인 박경완은 올 시즌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51타점으로 예전 공수를 겸비한 특급 포수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박경완은 4년 전 SK와 총액 23억 원에 첫 번째 FA 계약을 맺었고 이번에 2번째 FA 계약을 노리고 있다. 올해 연봉 3억 8000만 원인 김수경은 1998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입단, ‘닥터 K’의 면모를 과시하며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꾸준하게 선발 투수로 맹활약했다. 지난 9시즌 동안 10승 이상을 6번씩이나 올리며 특급 선발로 활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무릎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해 4승 7패, 방어율 3.78에 그쳤다. 박경완과 김수경이 과연 원소속팀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잔류할 것인지, 아니면 은사의 품을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 것인지 주목된다. 더욱이 둘이 소속팀을 맞바꾸는 일이 벌어질 것인지도 관심사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