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땀으로 ‘찰거머리 야구’를 보여주겠다”. 현대 유니콘스 제2대 선장으로 선임된 김시진(48) 감독이 13일 수원구장 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김용휘 사장이 특별히 선물한 만년필로 계약서에 사인한 후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로부터 꽃다발 선물을 받은 김 감독은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성적을 올리겠다. 9회말까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우리 팀은 3년 주기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왔다. 현대 유니콘스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3년 임기 내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하겠다”고 감독 데뷔 출사표를 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코치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감독으로 선임됐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1998년부터 코치로 현대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일주일 전 감독으로 통보받았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등 팀 운영에 대한 걱정이 많다. 시즌 들어가면 더 어려울지 몰라도 잠을 못자는 것이 감독으로서 어려운 점 같다. -전임 김재박 감독은 ‘번트야구’를 보여줬다. 김 감독은 어떤 색깔을 낼 것인가. ▲감독 색깔은 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지키는 야구, 공격적 야구는 팀 상황에 따르는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공격적 야구를 펼치기도 하고 또 때에 따라서는 번트도 대야 한다. 내가 색깔을 내기 보다는 선수들이 만드는 것이다. -현대는 그동안 ‘번트야구’, ‘투수왕국’ 등의 팀 컬러가 강했다. 김 감독은 어떤 부분을 강조할 것인가. ▲오랫동안 투수코치로 활동하면서 투수들에 대해선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나머지 공격, 수비, 주루 등도 기존 코칭스태프가 잘 알고 있다. 선수들은 프로로서 기본적인 능력은 충분하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정직한 땀을 흘리다보면 실력이 향상되고 색깔이 나올 것이다. 정말 ‘끈끈한 팀’으로 만들어 최선을 다하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다. 질때 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전임 감독의 어떤 부분을 지키고 어떤 부분은 달리할 작정인가. ▲야구에서 번트는 기본이다. 꼭 필요할 때는 번트를 대야 한다. 여유가 있을 때는 공격적 야구를 펼치는 것이다. 투수 부문 운용은 전임 감독과는 다르게 할 생각이다. 전임 감독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코치로 있으면서 내가 생각했던 투수 운용을 해보고 싶다. 투수 교체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투수 교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그동안 마음속에 갖고 있었던 것을 실행해 볼 작정이다. 현대 야구는 투수력이 강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신예 투수들을 기용하는 투수진 운용을 해나가겠다. -용병등 타선 보강 계획은. ▲용병 부분은 구단과 상의해 결정할 사안이다. 기존 우리 타자들의 능력은 충분하다. 지금보다 좀 더 대화하고 정직한 땀을 흘리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연고지 문제로 관중이 적은 팀이다. 관중 증대를 위해 할 일이 있다면. ▲나는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구단도 마케팅 등으로 관중증대에 힘쓸 것이고 나는 운동장에서 정직한 땀을 흘리며 열심히 해서 한 명이라도 팬이 늘어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당장 내년 시즌 등 3년 임기 내 목표 성적은. ▲내년 당장 좋은 성적 내지 않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매년 나아지는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 솔직히 4위 이내에 들고 싶은 욕심이다. 올해 2위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팀은 3년 주기로 우승을 했다. 2004년 우승 후 오래돼 우승에 목말라 있다. 우승 싫어하는 감독 있나. 현대 유니콘스 전통을 유지하려면 3년 내에 우승해야 한다. sun@osen.co.kr 김시진 신임 감독이 김용휘 사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