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라디오 스타들
OSEN 기자
발행 2006.11.14 10: 42

그들은 이미 라디오 스타이다. 그런데 그들은 또 다른 ‘라디오 스타’를 꿈꾸고 있다. SBS 파워 FM의 대표주자이자 인기 DJ인 이숙영 최화정, 그들이 꿈꾸는 ‘라디오 세상’이 서서히 윤곽을 가꾸고 있다. 11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홀에서 진행된 ‘파워 FM 개국 10주년’ 기념 행사에서 ‘VOICE OF SBS’ 상을 받은 이숙영과 최화정은 ‘변신하는 라디오’가 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새로운 희망도 읽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미래의 라디오는 영화 ‘라디오 스타’가 그리는 세상이다. 이숙영은 “누군가 TV 때문에 라디오는 죽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라디오는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가고 있다”며 “라디오가 진정 가야 할 길을 영화 ‘라디오 스타’가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만든 이준익 감독에게 정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영화 ‘라디오 스타’를 통해 읽은 메시지는 바로 친밀감. 억지로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 청취자, 바로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전해지도록 하는 것, 그들의 희로애락을 액면 그대로 담아 내는 일이 바로 라디오가 갈 길이라는 깨우침이다. 그런데 이 깨우침은 단순한 깨우침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미 이숙영 최화정 같은 라디오 진행자들은 그 변화의 한 가운데 있고 그 놀라운 변화의 맛을 만끽하고 있다. 최근 라디오는 인터넷이라는 거대 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장르로 틀이 바뀌고 있다. 엽서와 편지에서 시작해서 전화나 팩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하는 단계를 거친 뒤 이제는 인터넷 라디오 메신저라는 리얼타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대중 매체로까지 성장했다. 이 단계에 이르면서 라디오라는 매체의 사명은 더욱 분명해졌다. 되도록 자유롭게 되도록 거짓없이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전위체가 바로 인터넷과 결합된 라디오 메신저이다. 현재 KBS MBS SBS 라디오는 공히 ‘콩’ ‘미니’ ‘고릴라’ 같은 인터넷 라디오 메신저를 운용하고 있다. 최화정은 “보라(보는 라디오)가 생기고 난 뒤 전보다 방송 진행이 더 부담스러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청취자들과는 더욱 친밀해졌고 훨씬 더 정서적인 매체가 됐다”며 진화된 라디오를 반겼다. 이숙영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매체로 변하면서 라디오가 더욱 활력이 넘치고 있다. TV와는 분명히 차별화된 분야를 개척하면서 라디오는 영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외로우니까”라고 했다. 앞으로 라디오가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 지 모른다. 영화 속 ‘라디오 스타’들이 주인공이 되는 세월이 정말 올 지 누가 알까.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라디오 스타들이 어쩌면 그 시간을 앞당겨 줄 지도 모른다. 100c@osen.co.kr ‘VOICE OF SBS’ 상을 받은 이숙영과 최화정이 인사말을 마친 뒤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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