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와 세븐은 언제나 비교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라이벌 관계다. 매번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기자회견이나 인터뷰에서는 어김없이 서로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이 등장하곤 한다. 이쯤 되면 라이벌이라는 단어 자체만 들어도 지겹게 느껴질 만도 한데 이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면 라이벌로 손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총 4장의 앨범을 통한 국내 가수 활동 먼저 '그녀는 예뻤다', '난 여자가 있는데' 등으로 사랑받았던 가수 박진영에 의해 발탁된 비는 2002년 5월 데뷔해 ‘나쁜 남자’와 ‘안녕이란 말 대신’으로 얼굴을 알렸다. 쌍꺼풀 없는 눈, 큰 키와 근육질의 몸매, 파워풀한 댄스로 시선을 끌어 모은 비는 2집 ‘태양을 피하는 방법’으로 선글라스를 유행시키기도 했으며 3집 ‘It's Raining'으로 그 해 연말 시상식에서 가요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2년 만에 발표한 4집 ‘I'm Coming'을 통해서는 밀리터리룩을 선보이며 또다시 비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난 알아요', '컴백홈' 등 가요계에 한 획을 그은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양현석이 키운 세븐은 2003년 3월 1집 ‘와줘’로 가요계에 데뷔해 힐리스(바퀴 달린 신발)를 타고 무대를 휘저으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순수한 미소가 돋보이는 곱상한 외모와는 달리 현란한 춤 솜씨, 신인답지 않은 가창력 등으로 화제를 모은 세븐은 2집 ‘열정’, 3집 ‘난 알아요’를 거쳐 최근 4집 ‘라라라’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라라라’의 뮤직비디오 속 리얼한 키스신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연기활동 병행 2003년 9월 무뚝뚝하고 다소 차가운 이미지의 비가 완벽히 변신에 성공한 계기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KBS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의 주연을 맡으면서 부터였다. 극중에서 공효진의 상대역으로 차상두 역을 맡아 열연한 비는 코믹하면서도 남자다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섰고 이후 송혜교와 호흡을 맞춘 ‘풀하우스’, 신민아와 함께 한 ‘이 죽일 놈의 사랑’을 거쳐 최근에는 임수정과 함께 영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비는 연말 연기대상시상식에서 상을 받기도 하는 등 연기자로도 성공적인 전환을 꾀한 케이스. 세븐은 그 동안 충실히 가수활동에만 전념해오다 올해 4집 앨범 발표와 동시에 MBC 드라마 ‘궁2’ 출연을 확정지었다. 양현석은 "세븐에게도 많은 출연 제의가 있었다. 하지만 한 우물만 파고자하는 YG의 보수적인 생각때문에 그 시기와 기회를 놓쳐버린 것이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한류열풍이 드라마에서 발생된 현상이기 때문에 연기활동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진출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세븐의 연기자 변신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해외활동에 유리한 드라마를 통해 좀더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겠다는 각오다. ‘궁’ 1편으로 윤은혜가 스타덤에 올랐듯이 세븐이 연기자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진출 2005년 초 일본에 진출해 한국의 카리스마를 선보인 비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 2월 미국 매디슨 스퀘어 가든 시어터에서 첫 단독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를 계기로 비는 미국 시사주간지 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으며 아시아의 스타에서 월드스타로 거듭나게 됐다. ‘Rain's Coming'이라는 타이틀로 12개국을 도는 월드투어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 비는 12월 23, 24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다시 한번 공연을 갖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미국 진출에 돌입할 예정이다. 2005년 2월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일본 활동을 시작한 세븐 역시 아시아 시장을 넘어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내년 초 콘서트를 끝으로 국내활동을 마감하고 미국으로 활동반경을 넓힐 세븐은 어셔, 토니 블랙스톤 등 유명 가수들을 배출한 음반제작자 마크 쉬멜과 함께 싱글 앨범 녹음을 마쳤다. 미국 주요 레코드회사에서 녹음된 음악을 듣고 벌써부터 계약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는 세븐은 월드스타로 거듭나기 위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이처럼 비와 세븐은 가요계에 데뷔한 이후로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절묘하게 비슷한 행보를 걸어왔다. 이러하기에 비와 세븐을 비교하는 주위의 시선이 많을 수밖에. 하지만 과거에는 라이벌이라고 하면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는 관계를 상상하곤 했지만 이제는 상대방을 격려해주고 자극을 받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는 관계로 의식이 많이 변화했다. 앞으로 비와 세븐이 서로를 거울삼아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hellow0827@osen.co.kr 행보 하나하나가 라이벌로 비교되고 있는 비(왼쪽)와 세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