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마쓰자카에 '올인'한 이유는?
OSEN 기자
발행 2006.11.15 11: 23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모든 게 의외였다. 최종 낙찰 구단도, 낙찰가도 일반의 예상과는 동떨어졌다. 일본 출신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 라이온스)가 뉴욕 양키스도 메츠도 시카고 컵스도 아닌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을 확률이 높아졌다. 낙찰 금액도 무려 5111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당초 메이저리그 주위에서는 3000만 달러대가 적정가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보스턴이 이보다 2000만 달러 이상을 써냄에 따라 마쓰자카의 몸값 역시 '괴물'이라는 평판에 걸맞는 수준이 됐다. 당초 '복병' 정도로만 여겨졌던 보스턴이 마쓰자카에게 '올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쓰자카를 이용한 트레이드설, 양키스 견제설 등이 미국 쪽에서 흘러나왔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초특급 에이스를 확보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통계를 이용한 선수 평가에 있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선두를 다투는 보스턴은 그간 마쓰자카를 정밀히 관찰해왔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 초특급 FA 수준'이라는 결론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의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에 따르면 보스턴은 FA 시장에서 건질 만한 특급 투수가 의외로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요한 산타나(미네소타) 로이 오스월트(휴스턴) 브랜든 웹(애리조나) 크리스 카펜터(세인트루이스) 등 빅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는 대부분 현 소속팀과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으로 창창한 앞날이 보장돼 있다. 배리 지토를 비롯한 몇몇 에이스급 투수가 이번 겨울 FA로 풀리기는 했지만 과거 커트 실링, 그렉 매덕스, 케빈 브라운, 랜디 존슨 등의 초특급 에이스들에 비해서는 레벨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마쓰자카는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무려 8시즌 동안 일본 최고 투수로 군림하면서 이미 검증을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그간 과도한 투구로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 기간 내에 정상적인 몸상태를 유지해준다면 쉽게 얻을 수 없는 '넘버1 에이스'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보스턴을 움직이게 한 가장 큰 요소다. 포스팅 비용이 다소 과하다는 평가도 제기되지만 3000만 달러 수준을 써낸 타 구단를 제치기 위해 1∼2000만 달러 가량을 더 투자한 것이라고 보면 터무니 없는 액수도 아니라는 게 버두치의 분석이다. 칼 파바노에게 4년 4000만 달러를 투자한 뒤 한 번도 제대로 써먹지 못한 양키스, J.D. 드루에게 4년 48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한 뒤 2년 만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LA 다저스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실패한 투자'가 즐비한 빅리그에서 이 정도 리스크는 감수할 만하다는 것이다. 여러 정황상 마쓰자카의 대리인인 스캇 보라스는 3년 계약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1000만 달러대에서 협상이 타결될 공산이 크다. 가급적이면 계약기간을 짧게 가져간 뒤 마쓰자카가 29세가 되는 3년 뒤 다시 한 번 초특급 계약을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 1998년 보스턴은 마쓰자카와 같은 26세의 한창 나이 투수를 영입한 뒤 6년 7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안긴 전례가 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 투수의 이름은 너무도 유명한 페드로 마르티네스. 보스턴은 마쓰자카에게서 '제2의 페드로'를 기대하고 있다.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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