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최종예선과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대표팀, 올림픽팀 등 각급 대표팀 일정과 K리그 시즌을 마감하는 챔피언결정전 일정이 얽히고 섥힌 11월에 그 누구보다도 바쁜 선수가 있다. 다름아닌 수원 삼성의 '황태자' 백지훈(21)이다. 백지훈은 지난 14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가진 한일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에서 후반전에 교체 투입돼 지난 일주일간 3차례 경기에 나섰다. 지난 8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고양 국민은행과의 2006 하나은행 FA컵 4강전에 출전했던 백지훈은 1-0으로 앞서던 후반 인저리 타임에 쐐기골을 작렬하며 소속팀 수원의 FA컵 결승 진출을 견인했다. FA컵을 치른 뒤 백지훈은 포항과의 K리그 2006 4강 플레이오프전에 나섰고 이 경기에서 후반 9분 통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다시 수원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후기리그 개막 직전 수원으로 이적한 뒤 순식간에 '효자'로 떠오른 백지훈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 피로도 잊고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을 치렀다. 그나마 이 경기에서 감독 대행을 맡았던 홍명보 코치가 백지훈의 몸상태를 고려해 후반에만 출전시킨 것이 다행이었다. 올림픽팀 평가전을 치른 뒤 백지훈은 더 바쁘다. 15일 비행기편으로 서울로 이동한 뒤 곧바로 수원의 훈련캠프에 합류한 백지훈은 1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 일화와 챔피언결정 1차전을 치른다. K리그를 마감하는 중요한 일전이기 때문에 정규리그 1경기를 갖는 것보다 배 이상의 피로와 부담이 따르는 경기다. 챔피언결정 1차전을 치른 다음날 백지훈은 도쿄로 이동, 21일 일본과 올림픽팀 평가 2차전을 치른다. 이어 백지훈은 22일에 귀국, 25일에는 챔피언결정 2차전을 갖는다. K리그를 마감한 백지훈은 26일 카타르 도하로 날아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뒤 당장 28일 방글라데시와의 아시안게임 예선 1차전을 치른다. 방글라데시가 최약체인 점을 감안한다면 백지훈에게 휴식을 줄 수도 있지만 다음달 2일 베트남과의 예선 2차전은 현지 적응을 위해서라도 출전 가능성이 높다. 백지훈은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많은 거리를 뛰어야 하는 미드필더다. 11월에만 최대 7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백지훈에게 '과부하'가 걸린다면 개인은 물론이고 한국축구에도 분명 손해다. 일정과 출전 간격을 조정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