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직전 단테 존스를 비롯해 양희승 등 안양 KT&G 선수들의 표정은 그야말로 웃음이 묻어났다. 안양 KT&G가 '빅맨 센터' 웨슬리 윌슨을 퇴출시키고 2004~2005 시즌 15연승 신화를 함께 썼던 주니어 버로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버로를 1년 7개월 만에 컴백시킨 KT&G가 처음 맞이한 상대는 바로 속공 농구로 무장한 서울 삼성. 특히 KT&G는 서장훈 이규섭이 빠져 속공 농구로 변신한 삼성의 첫 희생양이 된바 있다. 하지만 존스는 경기 시작 전부터 자신감이 묻어났다. 존스는 "함께 15연승을 일궜던 버로가 들어와 너무나 좋다"며 "윌슨이 아쉽게도 자기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퇴출됐지만 버로가 들어와 더욱 내 플레이가 살아날 것"이라고 좋아했고 버로 역시 "이탈리아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리그서도 함께 손발을 맞춘 존스와 뛰게 돼 조직력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버로 효과'는 3쿼터부터 그대로 드러났다. 존스를 완전히 뺀 3쿼터에서 버로는 6득점을 기록한 것을 넘어 상대 수비에 대한 적극적인 스크린으로 은희석 양희승 등에게 기회를 만들어줬고 수비 리바운드에도 적극 동참하며 삼성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3쿼터에서 삼성이 단 9득점에 그치고 KT&G가 무려 26득점을 넣은 것이 이를 입증했다. 비록 삼성의 막판 맹추격에 쫓기긴 했지만 KT&G는 3쿼터에 경기 분위기를 바꿔놓으며 승리를 챙겼다. 버로의 이날 기록은 12득점, 6리바운드 정도였지만 5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했고 '승장' 김동광 감독을 비롯해 이날 무려 31득점을 쏟아부으며 존스보다 훨씬 많은 득점을 한 양희승도 버로의 보이지 않은 활약에 엄지를 추켜세웠다. 김 감독은 "버로의 득점이 많진 않았지만 내가 원하던 패턴 플레이를 너무나 잘해주면서 존스 외에도 양희승의 공격이 쉽게 터졌다"며 "존스를 3쿼터에 완전히 쉬게 하면서 리듬이 끊어져 그답지 않은 22득점에 머물렀지만 앞으로 2, 3쿼터에서 버로와 존스를 번갈아 뛰게 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희승 역시 "그동안은 존스 위주의 팀이었지만 버로는 자기 수비를 끌어내리고 스크린을 걸어주면서 선수들이 골고루 득점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줬다"며 "그동안 상대팀이 존스를 내버려두고 다른 선수만 막으면 이긴다고 생각했겠지만 이젠 그렇게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희승은 "2004~2005 시즌 존스가 들어오기 전에 버로 혼자만 뛸 때도 높은 승률을 기록했었다"며 "한 라운드당 5승 4패 이상의 성적을 올릴 자신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버로는 "오늘 아침에 처음 연습했지만 그동안 내가 해왔던 패턴 플레이를 하는 팀이라 쉽게 손발이 맞아갈 것"이라며 "다소 체중(124kg)이 불긴 했지만 무릎 상태는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다. 1주일 정도면 조직력이 완벽히 갖춰질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