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부답이다. 다른 선수들 계약 내용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작 자신의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말문을 닫고 있다. 올 FA 시장의 타자 최대어인 좌타 강타자 이병규(32)와 원 소속팀 LG의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다. LG는 지난 14일 이병규가 훈련 중인 2006 아시안게임 출전 한국대표팀의 부산 합숙훈련지까지 찾아와 3번째 협상을 가졌지만 소득이 없다. LG 김연중 단장은 16일 밤 다시 이병규를 부산에서 만나기로 하는 등 원 소속팀 우선 협상 마지막날인 17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다. 현재까지 협상 내용은 양측이 모두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어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다만 LG 구단에서 '계약기간 4년에 45억 원선을 제시했다'는 정도만 흘러나오고 있을 뿐이다. 협상의 다른 한 축인 이병규는 요구조건이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병규는 부산 사직구장 대표팀 훈련장에서도 기자들이 협상 내용을 물으면 '아직 말할 것이 없다'며 답변을 피하고 있다. 16일 4차 협상에 나서는 김연중 LG 단장은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병규가 요구액 등 명확한 요구 조건을 말하지 않고 있다. 구단 조건에 대해서만 수용 여부를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믿는 구석'이 있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김 단장이 '믿는 구석'으로 표현한 것은 이병규가 시장에 나가 관심을 보인 일본 및 국내 타 구단의 조건들을 다 들어볼 작정인 것으로 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이병규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 롯데 마린스뿐만 아니라 국내 타 구단에서도 이병규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 단장은 "일본으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국내 구단으로 가는 것은 막아야 하는데 워낙 몸값이 비싸 힘들지 않겠나. 그래도 삼성이 움직인다면 얘기가 다르다"며 경계 태세다. 올해 연봉 5억 원인 이병규를 데려가려면 원 소속팀인 LG에 보상비로 최대 22억 5000만 원(연봉의 450%)을 쓴 뒤 이병규에게 50억 원 이상을 써야 하는 부담이 크지만 삼성이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지 않겠냐는 해석이다. 삼성은 이미 2004년 현대에서 거포 심정수를 데려올 때도 그 이상을 쏜 전례가 있다. 삼성은 2년 전 심정수에게 4년 최대 60억 원, 현대 보상비 27억 원 등 총 87억 원의 돈보따리를 풀어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은 코나미컵서 공격력 빈곤으로 참패를 당한 후 외부 FA 영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어 이병규에게 관심을 보일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이병규가 LG 구단의 제시액에 '불만'이 있어 답을 안하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LG 구단이 지난해 FA가 되기 전 다년계약을 바라며 60억 원을 불렀지만 올 시즌 이병규가 예전만 못한 실력을 보이자 그때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협상이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는 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과연 이병규가 '믿는 구석'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또 LG와의 우선 협상 기간내에 계약을 맺을 것인지 지켜볼 만하게 됐다. sun@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