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FA 내야수 김종국(33)이 결별 수순을 밟는 것일까. FA를 선언한 김종국과 KIA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양 측이 워낙 현격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김종국은 계약기간 3년, 계약금 8억 원, 연봉 1억 5000만 원씩 총액 12억 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구단은 계약기간 2년, 계약금-연봉 1억 5000만 원씩 4억 5000만 원에 규정타석과 타율을 기준으로 플러스 옵션 1억 원과 마이너스 옵션 5000만 원을 제시했다. 구단은 수비력이 뛰어나지만 적잖은 나이와 타격 부진으로 김종국의 요구 조건을 들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잇다. 반면 김종국이 연봉을 소폭 인상하는 대신 계약금을 높게 부른 이유는 2군으로 떨어졌을 경우 삭감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2억 원 미만 연봉 선수는 2군에 내려가더라도 봉급이 깎이지 않는다. 양 측은 우선협상 기간인 17일까지 한 차례 더 만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양 측이 자신의 입장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한 협상 타결은 난망하다. 특히 구단은 우선협상 기간 내 협상이 안된다면 사실상 김종국을 포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참에 붙박이 포지션을 잡지 못해왔던 내야수 손지환 한규식 김주형에게 기회를 주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만일 김종국이 우선협상 기간 내 잔류에 실패한다면 내야진이 부실한 SK 정도가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젊고 유망한 보상선수를 내줘야 되는 부담감이 있어 실제로 영입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김종국이 타 구단 협상기간 내에 이적에 실패하고 돌아온다면 KIA측의 조건이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김종국은 지난 96년 KIA 전신 해태에 입단해 붙박이 2루수로 활약해온 프랜차이즈 스타다. 이종범 장성호와 함께 두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KIA 창단 후 4번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그러나 이런 김종국이 호랑이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될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한쪽이 백기를 들거나 서로 양보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