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이규섭이 빠지고도 '속공 농구'를 구사하며 최근 3경기에서 2승 1패라는 좋은 성적을 거둔 서울 삼성의 상승세 뒤에는 안준호 감독의 '심리 요법'이 있었다. 안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선수들의 심리를 자극한 것은 서장훈 이규섭이 빠지고 나서 처음으로 치른 지난 9일 안양 KT&G전이었다. 당시 안 감독은 "서장훈 이규섭이 빠졌다고 언론과 팬들이 전력이 약해졌다고 얕보는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냐"고 반문한 뒤 "우리는 이정석도 있고 네이트 존슨과 올루미데 오예데지 등 용병도 건재하고 심지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강혁도 있다. 뭐가 문제냐"라고 말해 선수들을 자극했다. 이 말에 자신감을 얻은 선수들은 강혁을 중심으로 속공 농구를 펼쳐보이며 KT&G와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안 감독의 심리 자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일 서울 SK전에서는 신인 양휘종을 상대로 "태양이 몇 개냐, 하루는 몇 시간이냐"라고 질문한 뒤 "우리 팀이나 SK나 태양은 하나고 하루는 24시간으로 조건이 같다. 나가서 부숴버리자"라고 독려했고 역시 SK와의 경기를 승리했다. 비록 아쉽게 3점차 패배를 하긴 했지만 안 감독은 15일 KT&G전에서 다시 선수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이날 안 감독은 경기 시작 전 "모든 것은 1에서 갈린다. 용병도 자신의 기량보다 1%를 잘하면 남는 것이고 1%를 못하면 그대로 퇴출된다"며 "마찬가지로 상대보다 1점이라도 더 내면 이기는 것이고 1점이라도 덜내면 진다. 아주 미미한 1이 백지장 한 장 차이지만 결과는 엄청나게 다르다"고 말했다. 앞선 두 경기가 자신감을 북돋운 것이라면 이번에는 정신력을 강조한 것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 역시 선수들의 심리를 잘 꿰뚫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스포츠 팀의 감독이 되기 위해선 뛰어난 전술 전략을 짤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선수들의 심리도 잘 파악하고 이를 이용하는 능력까지 갖춰야만 할 것 같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