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이 은퇴한다. 신중현은 11월 1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신중현 은퇴기념 콘서트 기자회견에서 은퇴하지만 무대 밖에서라도 음악에서 손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신중현에게서 음악을 떼놓고 생각할 수는 없었다. 그도 스스로에 대해 “(음악과) 딱 끊고 숨어살 수 있는 인물이 못 된다”고 인정하며 “대외적으로 활동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대중에게) 음악하는 모습 보여드리는 것이 예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콘서트를 끝으로 은퇴하게 되지만 무대 밖에서라도 평생의 동반자와도 같은 음악과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앞에 나서는 모습은 이제 그만 보여드리겠다. 내가 나서야 할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음악이라는 것도 흐름이 있기 때문에 시대에 맞는 분들이 장악해야 하는 것”이라며 무대를 후배들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중현은 오늘날의 음악 흐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음악의 뿌리가 없다’는 사실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꼬집고 “음악이라면, 그 중에서도 대중음악이라면 그 나라의, 국민적이고 토속적인 문화를 담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외국의 음악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우리의 것’이라고 할 만한 독자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아무런 비판 없이 무조건적으로 외국의 음악을 끌어다 그것이 가장 대중적인 냥 노래하는 오늘날의 음악 현실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대중음악은 대중에게 희망과 힘을 불러일으켜 주는 음악”이라며 “대중의 힘을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음악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신중현은 “이렇다할 음악이 없었던 때에 음악 한다고 고집 부려 힘들게 음악 해왔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떳떳하게 음악 할 수 있었고 오늘날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며 “이제 신세대들에게 자리를 비껴주고 흐름에 맞게 물 흐르듯 떠나고자 한다”고 전했다. 신중현은 1962년 한국 최초 로큰롤 밴드인 애드 포를 결성해 록의 신화를 써왔다. 1964년 ‘빗속의 여인’과 ‘커피 한 잔’을 비롯해 ‘떠나야 할 사람’ ‘님아’ ‘봄비’ ‘꽃잎’ ‘님은 먼 곳에’ ‘미인’ 등 많은 명곡을 남겼다. 1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은퇴콘서트 ‘신중현-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를 끝으로 신중현은 무대 밖에서 음악과 소통할 계획이다. oriald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