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만으로 이야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황진이'다. 현재까지 5종의 포스터가 공개된 상태다. 앞으로 22종, 총 27종이 공개될 예정이다. 포스터가 드라마 홍보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 일반적으로 포스터가 드라마를 소개하는 데서 끝난다고 하면 '황진이' 포스터는 소개뿐만 아니라 관심을 지속시키는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언론에 가장 먼저 공개된 1차 포스터의 주된 임무는 황진이라는 캐릭터의 소개. 드라마 방영 전 공개로 작품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또는 기대감을 높이고 포스터가 표현하는 이미지와 느낌으로 인물을 소개하고 작품 분위기를 결정짓는 데 큰 역할을 했다. 2차 포스터는 "슬픔은 가락이 되고 사랑은 시가 되리니…"라는 카피가 돋보이는 작품. 요염한 자태의 황진이 위로 부각된 카피가 기녀와 예술인 사이에서 갈등하는 황진이를 표현하고 있다. 3차 포스터에선 분위기가 급전환된다. 이전 포스터들이 붉고 노란 빛깔로 화려하고 따듯한 색감을 줬다면 3차 포스터는 푸른 빛깔로 차갑고 이지적인 느낌이 강하다. 포스터 제작을 맡은 Y&S 커뮤니케이션의 노윤애 대표는 "한 서린 여인의 모습을 표현했다"며 포스터에 대해 설명했다. 다시 말해 첫사랑을 상실한 데 대한 황진이의 슬픔이 포스터 속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고 보면 될 듯. 4차 포스터는 '연민의 정'이 콘셉트. 황진이가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돌아보고 있는 모습은 과거의 사랑과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5차 포스터는 이제 그런 연민도 싹둑 잘라버리고 '거울 속의 나'라는 테마 아래, 짙은 화장으로 본 모습을 감추고 세상에 뛰어들 준비를 하는 황진이를 표현했다. 이와 무관하지 않게 드라마 내용도 용감하다 못해 발칙하다 싶을 정도로 180도 달라진 대찬 황진이가 안방극장을 장악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5종의 포스터는 황진이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보니 모두 기녀의 모습만 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사랑과 예술, 기녀와 예술인,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갈등하는 고민하고 있는 여인을 다양한 각도로 표현해냈다. 앞으로 공개될 25종의 포스터 속에서도 황진이의 여러 가지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총 27종의 포스터는 드라마 홍보용도 외에도 기획 중인 '황진이' 관련 전시회를 통해서도 소개된다. oriald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