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이 절대 따먹어서는 안될 금단의 열매, 두 종류가 있다. 바로 병역과 수능이 그렇다. 잘못 따먹으면 마니아를 제외한 모든 팬들이 차갑게 등을 돌린다. 그만큼 한국민 모두와 관련된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먼저 병역 관련. 군 문제에서 자유로운 대한민국 청춘 남자는 거의 없다. 소수 병역 면제와 특례자가 '신의 아들'로 불리긴해도 대다수는 2년여의 군 복무를 통해 '사람이 된다'는 게 우리네 현실이다. 신체 건장한 남자가 별다른 사유없이 군 입대를 피하는 방법은 병역 비리뿐으로 이는 범죄다. 최근 전역한 송승헌과 장혁은 2004년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아 신문 지상에 오르내렸다. 그래도 당시 검찰의 대대적인 병역비리 수사에 걸려들었던 연예인들은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군 입대를 서둘렀다. 덕분에 이달 중순 만기 제대와 함께 별탈없이 연예계에 복귀할 참이다. 송승헌은 제대 직후 몰려든 팬들과 취재진 앞에서 "군 복무로 모든 걸 용서받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참회의 눈물까지 흘렸다. 이에 비해 유승준은 병역 회피의 덫에 제대로 걸려든 케이스다. '한국 국적을 갖고 군 복무를 하겠다'던 그가 최후 순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그의 팬들과 네티즌들은 미국 국적 취득을 문제 삼은 게 아니고 결국은 병역을 회피하려 했지않냐는 의혹을 가졌다. 이미 미국 시민이 된 유승준은 군 복무로 성난 민심을 달랠 방법도 없었고, 결국 국내 복귀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거나 어려서 이민을 떠난 교포 출신 스타들의 고민이 바로 병역이다. 네티즌 정서는 이들도 고국인 한국에서 활동을 계속할거면 당당히 병역의 의무를 지라고 요구한다. '미 시민권을 포기하고 군에 간다'는 미 출신 스타들의 선언이 한동안 봇물 터졌던 이유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한 인기 남성댄스 그룹은 멤버 전원이 군 미필로 대기중이어서 눈총을 사고 있다. 수능은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이슈화됐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인기 연예인들이 특기자 방식으로 쉽게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대학 홍보를 목표로 '스타 모시기'에 열성적인 대학들이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지난해에도 버즈의 민경훈, 동방신기 최강창민, SG 워너비 김진호 등 가수들을 비롯해 배우로는 문근영 김옥빈 장근석 등이 수시로 대학에 들어갔다. 이는 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대학 입학을 경쟁했던 수험생들의 분노를 사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국민 여동생'의 모범적이고 성실한 이미지가 강했던 문근영은 괜히 몰매를 맞았다. 당당히 수능을 보겠다고 했다가 성균관대 수시 합격을 택한 게 역효과를 낸 것이다. 그러나 어부지리로 대학에 입학하고도 수업에 거의 얼굴을 들이밀지않는 다른 스타 대학생들과 달리, 문근영은 학교 생활에 충실한 자세로 예전의 바른 이미지를 찾아가고 있다. 자신이 스타라는 환상으로 뭔가 특별한 대접을 받겠다고 오판하는 순간,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드는 금단의 두 열매가 바로 병역과 수능인 셈이다. mcgwir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