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쌘돌이들’인 우타자 정근우(24.SK)와 좌타자 이용규(21.KIA)가 2006 아시안게임 출전 한국야구 국가대표팀에서 김재박(LG) 감독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김 감독은 둘의 플레이에 흠뻑 젖어 있다. 2차례 평가전에서 둘이 보여준 플레이에 대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김 감독이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의 야구를 구사하는 것에 입이 벌어지고 있다. 선수시절 체구는 작아도 공수주 3박자를 완벽하게 갖춘 유격수로서 국가대표는 물론 프로야구에서도 스타로 맹활약했던 김 감독은 자신처럼 체구는 작아도 발빠르고 재치있으며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정근우와 이용규는 딱 김 감독의 스타일인 셈이다. 둘은 이미 올 시즌 소속팀에서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날쌘돌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은 물론이다. 그런 둘이 한 팀을 이룬 대표팀에서도 맡은 임무를 충실히 소화해내며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대표팀이 2차례 가진 평가전서 2연승을 거둔 데는 둘의 공이 크다. 지난 16일 첫 평가전인 LG와의 경기에서는 테이블 세터(1번 이용규, 2번 정근우)를 이뤄 출장해 각각 2안타 3타점씩을 기록, 대표팀의 9-7 승리에 기여했다. 정근우는 도루도 한 개를 곁들이고 주자가 있을 때 밀어치기를 시도하는 등 팀 플레이에 충실, 경기 후 김 감독으로부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또 17일 롯데와의 2번째 평가전에서도 둘의 공수주에 걸친 활약은 돋보였다. 2번타자로 나선 이용규는 기습번트 안타 포함해 3안타 2도루 2득점, 9번 타자에 배치된 정근우는 2루타 2개 2득점으로 공격을 주도, 대표팀의 8-3 완승에 디딤돌을 놓았다. 여기에 2루수 정근우는 폭넓은 수비 솜씨도 마음껏 과시했다. 사실 둘은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목숨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미필자로서 병역 혜택을 받기 위해선 금메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둘은 대표팀 선발을 간절하게 원했고 김 감독의 눈에 들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그리고 둘은 시즌 종료 후에도 쉬지 않고 훈련을 계속, 현재 대표팀 타자들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한국야구 간판타자 중 한 명인 이병규를 제치고 최다안타왕에 오른 이용규는 2차례 평가전서 기습번트 안타를 한 개씩 뽑아내고 도루 2개를 성공, 김 감독에게 주전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고 있다. 또 정근우는 도루 45개로 두산 이종욱(51개)에 이어 2위에 오르는 등 공수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며 김 감독의 인정을 받고 있다. 이용규는 38개로 3위. 김 감독은 번트를 애용하는 것을 비롯해 ‘작전 야구’를 즐긴다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현대에서 올 시즌 보내기번트 153개로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히트 앤 드런 등 작전야구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거기에 정근우와 이용규가 대표팀에서 ‘첨병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현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낼 때도 박재홍(SK) 박종호 박진만(이상 삼성) 등 공수주를 갖춘 재치있는 선수들이 김 감독의 ‘작전야구’를 훌륭히 소화해준 덕분이었다. 이제는 ‘3박’ 대신 정근우와 이용규가 김재박 감독의 ‘작전야구’를 수행해내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 태세다. sun@osen.co.kr 정근우-이용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