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조작 의혹으로 시작된 SBS와 TNS미디어코리아 간의 분쟁이 반박에 반박을 거듭하는 치열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1월 16일 SBS가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 데이터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 SBS는 TNS미디어코리아에서 퇴사한 전 직원이 공개한 ‘일보점검결과보고서’라는 문건을 바탕으로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월까지 지상파 3사 방송의 시청률이 총 628건이나 수정됐다고 주장했다. 공식데이터인 온라인 데이터와 엑셀파일의 문서형태인 일보의 데이터가 다르다는 것.
그러자 17일 오전 10시 30분 TNS미디어코리아 측은 서울 조선호텔 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BS 측의 주장에 요목조목 반박했다.
민경숙 TNS미디어코리아 사장은 “일보는 인포시스 데이터, 즉 공식데이터를 그대로 프린트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수작업으로 타이핑하고 있다. 10분 안에 처리하다보니 그 과정에서 타이핑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며 “인포시스 데이터는 메크로 시스템으로 전산처리 되지만 일보의 경우 각 방송사에서 담당직원이 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측에서 성심껏 해드리고 있고 그 과정에서 손수 입력하다보니 오류가 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 사장은 “SBS가 우리 회사 데이터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데서 나온 오류라고 생각한다”며 SBS가 타 조사기관에 비해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이 낮아 재구매를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다보니 생긴 결과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날 오후 TNS미디어코리아 측은 전 직원이 거짓이라고 고백한 사죄청원서를 공개해 상황을 역전시켰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그날 저녁에 방송될 SBS 8시 뉴스 결과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 수 없다. 이날 방송에서 SBS는 민경숙 사장과 전화연결을 시도해 “원 자료는 일주일 보관이 최대이기 때문에 지금은 없다”고 말한 부분을 녹취해 방송했으며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인 AGB닐슨미디어리서치 담당직원이 밝힌 “원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은 조사 회사의 생명이기 때문에 우리는 14년치를 보관하고 있다”는 의견과 대조해 ‘해명도 의혹 투성이’라는 타이틀로 보도했다.
그러자 TNS 측은 1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SBS가 민 대표에게 원 데이터 보관에 대해 묻지 않고 피플미터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얼마 동안 저장하고 있느냐고 질문했다”며 “이 질문을 원 데이터 보관 질문과 연결시켜 의혹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TNS미디어코리아가 전 직원이 직접 쓴 사죄청원서를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네티즌들은 아직도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동안 시청률이 프로그램의 성패여부를 가릴 수 있는 절대수치로 믿어왔던 우리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시청률은 방송 광고를 계약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이고 아울러 프로그램의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성적표나 다름없기 때문에 만약 시청률이 조작된 것이라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고 반대로 SBS 측의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면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안겨주었으므로 엄중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번 사건이 매듭지어질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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