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파란 유니폼은 축복인가. FA 선수들의 원 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기간이 만료된 가운데 삼성의 존재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은 소속 FA 선수는 잡고 싶으면 절대 놓치지 않는 '법칙'을 갖고 있다. 이 법칙의 바탕에는 삼성 유니폼을 원하는 선수들의 소망이 담겨있다. 올해 FA를 선언했던 진갑용 전병호 김재걸은 잔류계약을 하면서 똑같은 소리를 했다. "다른 팀으로 갈 생각은 없었다"는 말이었다.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삼성 만큼 후한 대우를 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게 솔직한 이유다. 진갑용은 3년 26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5억 원 옵션 3억 원)으로 역대 포수 최고 몸값을 받았고 전병호는 2년 9억 원(계약금 3억 5000만 원, 연봉 2억 2500만 원, 옵션 1억 원), 김재걸은 2년 5억 6000만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1억 5000만 원, 옵션 6000만 원)을 받았다. 대체로 선수들은 충분한 대우를 받았다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어디 FA 몸값뿐이던가. 삼성은 예전부터 크고 작은 뭉칫돈을 선수들에게 안겨주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주전들은 1억 원씩 보상을 받았고 올해는 금액이 불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성적만 좋다면 연봉협상에서도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시즌 중에는 각종 인센티브로 통장을 두둑하게 만들어준다. 그야말로 성적만 꾸준히 내준다면 풍족하게 영위할 수 있는 구단이다. '최고라면 아낌없이 베푸는' 삼성그룹의 모토가 야구단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삼성은 솔직히 90년대까지 우승을 못했을 때는 헛돈 쓴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삼성은 한국시리즈 단골 멤버에 3차례의 패권을 차지했다. 이젠 그야말로 성적에 걸맞는 풍족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 아마 삼성 선수들이 가장 듣기 싫은 단어가 '트레이드'와 '방출'일 것이다. 삼성전자가 최고의 직장이 됐듯 삼성 야구단은 입단 희망 구단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삼성은 매년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열심히 뛰어 우승하면 두둑한 보너스와 높은 연봉상승, FA 대박이 기다린다. 팀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과연 이런 팀을 떠나고 싶은 선수들이 몇이나 될까. sunny@osen.co.kr 2006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뒤 기뻐하는 김재걸-진갑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