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칠공주’, ‘급행복’ 괜찮아요?
OSEN 기자
발행 2006.11.21 08: 18

연하남(박해진 분)이 이라크 파병버스에 몸을 실은 나설칠(이태란 분) 앞에 깜짝 등장해 청혼하는 장면이 11월 19일 방송됐다. 결혼을 반대했던 하남의 어머니도 설칠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고 하남의 청혼으로 설칠의 이라크행도 무산됐다. 이제 설칠과 하남이 결혼하는 일만 남았다. 나미칠(최정원 분)은 안공주(강유미 분)의 등장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뜻밖의 동정표를 얻기 시작했다. 옛말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던데 이 말도 그녀에게만큼은 해당되지 않나보다. 이미 미칠은 공주를 거울삼아 개과천선하기 시작했다. 이제 개과천선한 미칠도 유일한(고주원 분)과 재결합하기만 하면 된다. KBS 2TV 주말극 ‘소문난 칠공주’가 급작스럽게 해피모드로 돌아서고 있다. 종영이 가까워졌음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그간 혼전임신, 불륜, 이혼 등 가족드라마에 적합하지 않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숱한 비난을 받아온 ‘소문난 칠공주’가 드디어 갈등에 마침표를 하나씩, 하나씩 찍기 시작했다. 생각해볼 것은 갈등해소의 실마리가 되는 계기들이 인과를 탄탄하게 연결해주는 힘이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설칠이 이라크 파병을 지원했던 것은 결혼을 반대한 데 대한 앙탈밖에 안 되고, 미칠이 집을 나갔던 건 개과천선할 수 있도록 만드는 계기(공주)가 필요했던 것밖에 안 된다. 그만큼 설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기로 삼은 사건이나 인물, 즉 이라크 파병과 인기 개그맨의 등장에 시청자들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무리해서 사건과 인물을 빌려오다 보니 매듭짓는 방법도 그만큼 성기고 거칠다. 많은 논란거리를 만들어내느라 그 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어느 새 드라마는 해피엔딩을 향해 줄달음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가 급작스럽게 화해모드로 돌아섰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제작사는 설칠에 대한 하남의 청혼을 계기로 갈등이 하나씩 해소되고 화해모드가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간 자극적인 에피소드나 설정을 놓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드라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내용들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마지막에 가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드라마의 의미를 시청자들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 급반전으로 또 다시 현실감이 아쉬운 ‘소문난 칠공주’지만 네 자매를 통해 작품이 보여주고자 했던 다양한 삶의 의미들이 마지막까지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oriald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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