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이트 문제 때문에 2개월 전에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어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06~2007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인 트로피 에릭 봄바르에서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16, 군포 수리고)가 2개월 전에 은퇴를 고려했다는 '충격적인'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김연아는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1~2년 전부터 스케이트 부츠가 맞지 않아 계속 부상에 시달려왔다"며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간 첫 해인 올해 시즌을 준비하면서 스케이트 문제에 부상까지 겹쳐 가족들과 함께 은퇴를 심각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김연아의 어머니인 박미희 씨도 "보통 선수들이 한 켤레로 3~4개월을 신는데 연아는 한 달도 못버티기 때문에 남들이 발전할 때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며 "신체 구조의 문제인지, 아니면 습관 문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곧 진단을 할 계획이며 일본의 스케이트 장인을 찾아가 직접 상담하고 연아만의 스케이트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께 참석한 대한빙상경기연맹 역시 "김연아와 어머니께서 전화를 통해 장비가 맞지 않고 부상 때문에 심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어 은퇴해야겠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겨우 수소문 끝에 연아 집을 찾아 면담을 했고 마음을 돌려놓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연아는 "첫 시니어 무대부터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며 "사실 캐나다 대회와 프랑스 대회의 간격이 짧았고 오른쪽 스케이트 신발도 바꿔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막상 현지에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금메달을 따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 김연아는 엉덩방아를 찧고도 금메달을 따낸 것에 대해 "넘어지면 1점의 감점을 받기 때문에 금메달을 따긴 힘들겠고 2, 3등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했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며 "첫 시니어 무대인 캐나다 대회에서 떨리기도 했지만 실수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실수하더라도 침착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무릎과 발목 부상에 계속 시달리고 있는 김연아는 "아픈 곳은 특별하게 없지만 무릎은 조금만 무리하면 통증을 느낀다"며 "계속 조심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피력했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