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세계 제패까지 2차례 '위기'
OSEN 기자
발행 2006.11.21 15: 21

무려 10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 피겨스케이팅에서 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한 김연아(16, 군포 수리고)가 금메달을 따내기까지 2번이나 선수생활 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하고 있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베르시 실내빙상장에서 가진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인 트로피 에릭 봉바르 대회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낸 뒤 21일 귀국한 김연아의 부모님은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훈련 비용과 심적 부담, 부상 등으로 인해 2번이나 선수 생활을 그만둘 뻔했다고 털어놓았다. 큰 언니를 따라 과천빙상장에서 7살에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한 김연아는 당시 지도하던 코치로부터 "장래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본격적인 선수 생활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김연아의 아버지인 김현석 씨는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하면서 연아는 그야말로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다. 같은 나이 또래들은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지만 연아는 오직 피겨스케이팅 밖에 없다"며 "연아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국내에서만 뛰어난 선수로 남았다면 벌써 선수 생활을 그만뒀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현석 씨는 "하지만 주니어 무대에서 2년 전에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적으로 통하겠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게 했다"며 "연아가 주니어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시니어 무대에서도 인정받기까지 모든 가족들의 희생이 너무나 컸다"고 덧붙였다. 2년 전 한 차례 선수생활 위기를 넘겼다면 김연아는 2개월 전 두 번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아직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신의 발에 맞지 않는 스케이트 부츠 때문에 몸이 성할 날이 없었고 장비가 한 달을 가지 못해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은퇴 통보'를 하고 한동안 두문불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에 이어 3대 빙상종목을 제패하겠다는 계획을 가졌던 연맹이 김연아와 부모들을 설득했고 슈퍼매치를 개최했던 현대카드와 연맹 회장사인 삼성화재 등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금메달을 따낸 오늘의 김연아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꿈많은 16세 사춘기 소녀인 김연아가 이러한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을까. 김연아는 "금메달을 따낸 후 취재진이 몰려들어 당황했다. 인터뷰가 힘들다"고 말한 뒤 "하지만 이미 평범한 학생으로서의 인생은 몇 년 전에 포기했다. 지금은 학생이라기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한편 김연아는 지친 몸을 추스릴 사이도 없이 다음달 14일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세계 그랑프리 파이널을 위해 22일부터 훈련을 재개한다. 김연아는 앞으로 남은 20여 일동안 두 차례에 걸친 원정으로 인한 피로를 감안해 부상 때문에 그동안 미진했던 체력훈련을 위주로 파이널을 대비할 예정이다. tankpar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