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에 도전하는 한국야구 대표팀의 김재박 감독이 ‘라인업’을 놓고 목하 고민에 빠졌다. 현재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출전에 대비해 부산에서 합숙훈련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는 김재박 감독은 21일 롯데전까지 4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지난 13일부터 합숙훈련에 돌입한 후 대표선수들의 전력 파악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현역 시절 1977년 니카라과 슈퍼월드컵 및 1982년 세계선수권 우승 등 화려한 국가대표 선수생활을 경험한 김 감독의 지론은 ‘베테랑들의 경험을 믿는다’이다. 본인이 오랜 국가대표 생활을 해오면서 터득한 바이기도 하고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 감독으로 출전했을 때 등의 경험에 비춰볼 때 국제대회에서는 경험있는 베테랑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에 따라 김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하면서도 베테랑 선수들의 합류를 희망하며 대거 선발했다. 일부 베테랑들은 개인적인 이유로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도 했지만 박재홍(SK) 이병규(LG) 손민한(롯데) 박진만(삼성) 등은 기꺼이 김 감독의 부름에 응했다. 김 감독은 4차례 평가전을 치르면서 베테랑을 비롯한 대표선수들이 ‘잘 따라와주고 있다’며 만족함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신예들이 베테랑들보다 더 활발한 활약을 펼치면서 김 감독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국제대회에서는 베테랑들의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평소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평가전에서 드러났듯이 정근우(SK) 이용규(KIA) 등 신예들의 눈에 불을 켠 활약도 고무적이었던 것이다. 군미필자들이 대부분인 신예들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기필코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야 말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이병규 등 베테랑들은 이런 신예들의 패기에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 합류 이전부터 훈련을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 컨디션들이 좋다. 실전에서 부담감만 갖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상황이기에 김 감독은 중요한 선발 라인업을 짜는 것부터 고민을 하게 됐다. 최상의 공격라인을 구성해야 하는 김 감독은 베테랑과 신예들을 잘 조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김 감독은 일단 23일 카타르 도하 현지로 출국한 후 30일 대만전 이전까지 자체평가전을 통해 최상의 선발 라인업을 짜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재박 감독이 베테랑들의 경험과 신예들의 무서운 패기를 적절히 배치해 최상의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라인업을 어떻게 짤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