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고아라, ‘그녀들은 변신 중’
OSEN 기자
발행 2006.11.22 09: 31

‘여동생’들이 변하고 있다. ‘국민 여동생’에서 ‘국민의 연인’이 되기를 꿈꾸며 강력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여동생 문근영(19)과 고아라(16)가 주인공들이다. 문근영은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를, 고아라는 SBS TV 월화드라마 ‘눈꽃’을 그 무대로 삼았다. 문근영, 여전한 소녀티를 어찌할까 올 해 20살이 된 문근영. 대학 새내기인 그녀는 멜로 영화 ‘사랑따윈 필요없어’에서 성인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했다. ‘국민 여동생’의 앳된 이미지를 벗고서 성숙한 사랑 연기를 하겠다더니 소녀티가 그대로 남았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시력을 잃은 부잣집 외동딸이 갖은 시련 속에 첫 사랑에 눈을 떠가는 이야기다. 상대역은 강남의 잘나가는 No.1 호스트(김주혁 분)로 30대 남성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두 주연 남녀의 시선 교환 때 사랑의 불똥이라도 튈라치면 여자 아이 아닌 여인이 나서야 할 자리였다. 그러나 영화 속 문근영은 여전히 피자와 휘발유 CF 속의 귀엽고 천진난만한 소녀로 남아있었다. 결과적으로 11월 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첫 주말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는가 싶더니 2주째인 지난 주말 7위로 날개 없이 추락했다. 처음부터 흥행 성적이 저조했던 것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개봉 첫 주 스코어는 제작사의 마케팅 능력과 주연 배우들의 지명도에 많이 좌우되지만 2주째부터는 관객 입소문이 흥행을 결정한다. 두 세 계단을 내려간 정도가 아니고 1위에서 7위로 추락하는 건 무척 드문 경우다. 올 봄 에로틱 코미디인 듯 선전했던 ‘어느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이 실제로는 작가주의적 영화임이 밝혀진 뒤 이와 비슷한 처지에 빠진 적이 있다. ‘사랑따윈 필요없어’는 이와 달리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재미와 만족도가 기대치에 훨씬 못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백윤식 봉태규 주연의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한두 편 외에는 별다른 경쟁작의 개봉이 없었다는 사실도 문근영 측에게는 아픔이다. 흥행 추락의 변명을 기댈만한 언덕조차 안 보이는 암흑 속이다. 딱히 문근영의 사랑 연기가 안 좋았다기 보다는 배역 선정과 일본의 10부작 드라마를 2시간 남짓 영화로 리메이크하면서 구멍이 뻥 뚫려버린 스토리 전개가 문제였다. 일본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던 히로스에 료코를 겨냥, “료코만큼 잘해보고 싶었다”던 문근영의 바람과 달리 ‘사랑따윈 필요없어’의 한국어판 리메이크 영화는 태생적 한계가 뚜렷했다. 데뷔 이후 탄탄대로를 달리던 문근영이 성인 연기자로서의 변신 과정에서 지금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셈이다. 고아라, 언뜻언뜻 여고생 찬찬히 보면 숙녀 고아라의 종전 이미지는 ‘옥림’이다. KBS 2TV ‘성장드라마 반올림’을 통해 고아라라는 이름을 알렸고 실상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고아라는 곧 ‘이옥림’이었다. 그래서 드라마 ‘눈꽃’을 통해서 할 일이 많은 고아라다. 일단 ‘눈꽃’에서도 출발은 여고생이다. 극중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둔 고교 3년 수험생이다. 그러나 그녀가 연기하고 있는 ‘유다미’의 정신연령은 이미 고교생을 한참이나 뛰어넘어 있다. 다미는 스타작가라는 엄마의 유명세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던 영리한 소녀였다. 하지만 똑똑한 모범생인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할머니의 죽음과 생부의 출현에 그 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만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엄마에 대해 실망하고 아버지의 등장으로 엄마를 증오하게 된다. 고아라는 ‘눈꽃’의 1, 2부를 통해 이 과정을 연기하고 있다. 모범생 유다미가 반항아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짧은 시간에 보여주고 있다. 극중에서도 연기에서도 ‘질풍노도의 시기’다. 고아라가 극복해야 할 중대 고비다. 시청자들의 평가는 아직은 유보적이다. ‘반올림’ 때와는 확실히 성숙해진 연기를 칭찬하면서도 곳곳에 나타나는 아쉬움을 지적하기도 한다. 특히 21일 방송분에서 보여준 술 취한 연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눈물과 분노, 그리고 주취상태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지적이 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아라에 대한 기대치는 상당하다. 여중생에서 여고생, 그리고 대학생, 성인연기로 성장하는 과정을 한눈에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눈꽃’에서 보여주고 있는 연기가 바로 그런 과정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눈꽃’이 끝난 뒤에는 뛰어난 배우로 성장해 있는 고아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는 ‘엄마’ 김희애의 말처럼 고아라는 ‘눈꽃’ 이후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mcgwire@osen.co.kr, 100c@osen.co.kr 성인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문근영(왼쪽)과 고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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