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애드리브는 배우가 자신의 캐릭터를 얼마나 소화했고,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는 재미가 무엇인지를 알았을 때 비로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영화 ‘그 해 여름’에 주연을 맡은 이병헌은 다른 작품과 달리 이번 영화에서 유독 애드리브를 많았다고 털어놨다. 11월 22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언론시사 및 간담회에서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이 영화속에 애드리브가 얼마나 많이 들어가 있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했던 어느 작품보다 애드리브가 많은 영화다”고 밝혔다. 이병헌이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많은 애드리브가 나올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영화 속 캐릭터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병헌은 “극 중 석영이라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나중에는 거의 투쟁하다시피해서 만들어낸 캐릭터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 애드리브 안에는 원래 나의 것(행동과 말투)들이 묻어난다”며 자신이 윤석영이라는 캐릭터에 몰입했음을 내포했다.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석영을 냉소적이고 개인주의의 시니컬한 성격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대본 리딩을 마친 후 분위기가 쳐지고 캐릭터에 생기가 없음을 깨닫게 됐다. 그래서 이병헌은 조근식 감독과 한달 가량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석영을 주변의 친구같은 느낌이 드는 생명력 있는 캐릭터로 변화시켰다. 그런 이병헌의 노력은 영화 초반 부 부스스한 머리와 만취한 모습에서 한 눈에 알 수 있다. 한류스타로서 멋진 이미지보다는 극 중 캐릭터에 몰입해 망설임없이 망가지는 모습이 극 중 석영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됐다. 이병헌 수애 주연의 멜로 영화 ‘그 해 여름’은 11월 30일 개봉한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