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감독까지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는 등 최근 4연패에 빠지며 최하위까지 추락한 서울 SK를 구해낸 것은 노장과 중고참, 신인들이 똘똘 뭉친데 있었다.
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꼴찌의 수모를 겪고 있는 SK는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가진 선두 창원 LG와의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를 앞두고 라커룸에서 신영철 단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그동안 신 단장이 라커룸을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한 적은 있었지만 직접 파이팅을 외친 것은 처음이었다.
SK는 대구 오리온스전을 앞두고 임재현이 머리까지 삭발하는 등 정신력으로 똘똘 뭉쳤지만 1쿼터 한때 11점차까지 뒤지며 부진이 계속되는 듯 했지만 악착같은 수비로 3쿼터 대역전을 만들어냈다.
SK는 1, 2쿼터 전반을 44-51로 뒤졌지만 수비 리바운드에서의 절대 우위와 함께 스틸을 계속 성공시키며 LG의 공격력을 원천봉쇄했고 이것이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3쿼터에서 문경은과 루이스 로는 LG의 정확하지 않은 슈팅을 모두 수비 리바운드로 잡아냈고 특히 최고참이자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문경은은 2개의 스틸을 성공시키며 LG의 진을 뺐다.
또 3쿼터까지 무려 3개의 3점슛을 성공시킨 '루키' 노경석 외에도 중고참 가드 임재현은 LG가 71-70으로 추격해오자 3점포를 성공시키더니 퍼비스 파스코의 덩크슛으로 2점차로 쫓기던 와중에서도 3점슛과 2점슛을 연달아 꽂아넣으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문경은은 경기가 끝난 뒤 "문경은하면 득점력과 외곽슛 능력이 좋은 선수로 기대하지만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수비에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만 후배들도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해 열심히 뛰었다"며 "이제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시작이 늦었을 뿐이며 어느 한팀 독주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곧 5할 승률로 올라서 본격적으로 순위 싸움에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위기마다 3점포를 작렬한 임재현은 "울산 모비스전이 끝난 뒤 정신력을 가다듬자는 의미에서 삭발을 했다"며 "최근 연패로 선수들이 더욱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로나 키부 스튜어트 등 용병들의 기량이 훌륭하기 때문에 그들을 신뢰하는 속에서 조직력을 갖춰간다면 계속 좋은 경기를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신인왕 0순위' 이현민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승리한 노경석도 "(이)현민이가 최근 맹활약으로 신인왕 후보까지 오른 것이 자극이 됐다"며 "하지만 신인왕 욕심을 부리기에는 아직 무리이며 일단 팀이 제 궤도에 올라서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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