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 빈익빈' NBA, "이대로는 못살겠다"
OSEN 기자
발행 2006.11.23 08: 30

[OSEN=로스앤젤레스, 김형태 특파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NBA에서 마침내 구단주들의 반란이 일어났다. 매년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는 몇몇 구단 구단주들이 "이대로는 더 이상 구단을 운영하지 못하겠다"며 커미셔너에게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NBA는 최근 팀간 경쟁 체제가 무너진 것은 물론이고 돈 버는 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큰 고민에 빠졌다. LA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최근 8시즌 동안 6차례나 우승을 나눠가지면서 팬들이 흥미를 잃기 시작했고 상당수 구단은 매출 격감으로 아우성이다. NBA 30개 팀 가운데 지난 시즌 흑자를 본 구단이 17개에 불과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특히 미네소타의 경우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을 합쳐 모두 3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고 포틀랜드는 올 시즌까지 3시즌 합계 1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유타는 최근 2시즌 간 2500만 달러, 올해 초 매각된 시애틀은 이전까지 5시즌 동안 6000만 달러의 손해를 봤다. 경기를 치를수록 손실액이 늘어나는 까닭에 NBA 8개 구단주들은 최근 데이빗 스턴 커미셔너에게 서한을 보내 "살 방법을 제시하라"고 으름짱을 놨다. NBA는 NFL 또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구단간 매출 공유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빅마켓 구단과 스몰마켓 구단간 격차가 날이 갈수록 벌어진다. 특히 매출액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로컬 TV 계약이 빅마켓 위주로 이루어지는 까닭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들 구단주는 돈을 많이 버는 구단이 그렇지 않은 구단과 매출을 공유해야 리그 전체가 살 수 있다며 'NFL-MLB 모델'을 따라할 것을 촉구했다. 구단주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상황에서 스턴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조만간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다면 리그 전체가 공멸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팽배하다. NBA는 80년대 '버드-매직 시대'로부터 '조던 황금기'까지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청소년들은 언제 어디서든 NBA를 보고 싶어했고 덕분에 NBA는 미국 프로스포츠 가운데 '세계화'에 가장 먼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NBA의 황금기를 이루어놓은 주역들이 모두 퇴장한 현재 리그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몇몇 젊은 신성들이 등장해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이들의 마케팅 효과는 '전설'들의 그것에 비해 한참 뒤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때 지구촌 청소년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NBA는 과연 암담한 현실을 타개하고 화려했던 옛 영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 workhors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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