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악착 수비'로 부진 탈출 신호탄
OSEN 기자
발행 2006.11.23 11: 10

문경은 전희철 방성윤 임재현 등 3점슛 능력이 탁월한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고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서울 SK가 '악착 수비'로 부활의 나래를 펼 준비를 마쳤다. SK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는 이현민을 비롯해 '포인트 포워드' 현주엽, '3점 슈터' 조상현, '정상급 용병' 찰스 민렌드 등이 버틴 선두 창원 LG를 86-78로 잡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SK가 4연패 사슬을 끊고 4승째를 거둔 것도 기쁜 일이지만 무엇보다도 선두 LG를 70점대로 묶은 것이 무척 고무적이다. SK는 지난 2005년 김태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화끈한 공격농구를 보여줬던 팀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경기 평균 88.8득점을 올리며 전체 2위를 차지, 공격농구의 진수를 보여주기도 했다. 올 시즌 역시 12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86.8득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SK의 발목을 잡은 것은 수비였다. 지난 시즌 평균 90.5실점으로 최하위 인천 전자랜드에 불과 0.9점 적었던 SK는 올 시즌도 평균 89.3실점으로 최하위에 처져 있다.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LG전이 처음으로 70점대 실점이었고 나머지 11경기는 모두 80점 이상 점수를 허용했다. 특히 지난 28일 대구 오리온스전서는 101점을 넣고도 104점을 뺏겨 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뾰족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선수 구성만 보더라도 임재현을 제외하고는 수비가 탁월한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3점슛 허용률은 무려 39.6%에 달해 가장 적게 3점슛을 내준 울산 모비스(29.7%)에 비해 무려 10%나 높아 3점슛을 아무리 많이 넣어도 실속이 없었다. 여기에 결정적인 순간 실수로 자멸한 것은 득점과 실점의 차이가 0.5점에 불과한데도 8패를 당한 이유가 됐다. 200개의 턴오버와 101개의 스틸 허용에서 보듯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고비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는 곧 패배로 이어지곤 했다. 그런 만큼 SK가 LG전에서 보여줬던 정신력과 악착같은 수비는 올 시즌을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SK는 1, 2쿼터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51점을 내줬지만 3쿼터 들어 수비 리바운드에서의 절대 우세와 스틸 등으로 LG의 공격을 저지하며 단 7점만 허용,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SK가 모처럼 수비가 위력을 발휘한 데는 강양택 감독대행이 표방한 '수비 강화' 덕분이었다. 최근 SK는 아무리 공격을 해도 수비의 뒷받침없이 이기기 힘들다는 강 감독대행의 지론 아래 하루 훈련 2시간 중 1시간 이상을 수비에 할애하고 있다. 여기에 4연패 나락까지 떨어진 선수들의 정신력은 수비를 더욱 탄탄하게 한 요인이 됐다. SK의 '악착 수비'가 앞으로도 계속 발휘된다면 6강 플레이오프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SK의 행보에 따라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날 보여준 수비에서의 변신은 농구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tankpark@osen.co.kr 올 시즌 SK-모비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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