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동기간 훈련, '선수협과 충돌 피하기' 백태
OSEN 기자
발행 2006.11.23 15: 12

올해는 정말 시끄러워질 모양이다. 몇몇 구단들이 비활동기간인 12월과 1월 훈련을 강행하면서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이미 현대가 태국으로 12월 12일까지 마무리 훈련을 갖겠다며 출국했고 SK도 지난 주말 일본으로 40명이 넘는 대규모 선수단이 떠났다. 이어 KIA도 12월 일본 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몇 개 구단들이 12월 1일부터 비활동기간에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자율훈련’이라는 미명 아래 해외에서 기량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구단들은 “저연봉으로 훈련을 제대로 쌓지 못하는 1.5군 및 2군 선수들에게 따뜻한 곳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선수협은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고 훈련하고 싶어 하는 후보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주전, 비주전 가릴 것 없이 반강제적으로 단체로 훈련에 들어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다. 선수협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훈련을 지도하는 코칭스태프들은 갖가지 묘안들을 짜내고 있다. 수 년 전 선수협에 ‘감독이 그라운드에 들어가지 않으면 되지 않냐’는 문의를 한 모 감독은 “그럼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지켜보겠다”면서 관중석에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훈련을 지켜보기도 했다. 관중석에서 코치들에게 훈련을 지시한 것은 물론이다. 또 어떤 구단 코치들은 ‘유니폼을 입지 않고 있으면 되지 않냐’는 유권해석을 스스로 내린 뒤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뒤에서 사복을 입고 지켜보기도 했다고 한다. 역시 유니폼만 입지 않았을 뿐 평소처럼 선수들을 지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옹’식이지만 코칭스태프들은 후배들인 선수협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각 구단과 코칭스태프가 어떤 방책으로 선수협의 눈을 피해나갈지 궁금하다. 한 해 성적에 ‘목숨을 걸고 있는’ 코칭스태프로선 선수들이 충실한 훈련으로 기량 향상을 꾀해 다음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협의 반대를 무릅쓰고 갖가지 방안들을 동원해 비활동기간 훈련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sun@osen.co.kr SK가 일본으로 떠나기 전 제주서 마무리 훈련하는 모습=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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