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공포증'은 허구 혹은 과장. 김재박 감독이 이끄는 야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최대 난적으로 대만이 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은 규정상 풀리그만으로 메달을 가린다. 준결승이나 결승이 따로 없어 한국으로선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지기라도 한다면 금메달 꿈을 거의 접어야 할 판이다. 대만의 객관적 전력은 사회인 야구대표 위주로 구성되는 일본보다 우위로 평가된다. 더구나 한국에는 지난 2003년 말 일본 삿포로에서 대만에 패한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있다. 당시에도 김재박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4-2로 앞서다 9회말 동점을 내준 뒤 연장승부 끝에 4-5로 역전패당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아테네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삼성이 대만 챔피언 라뉴 베어스에 2-3으로 역시 역전패했다. 이번 아시안게임과는 아무 연관이 없지만 '김재박 감독이 대만에 진 전력이 있다'와 '가장 최근 붙어 본 삼성이 졌다'는 기억 탓에 대표팀을 긴장 혹은 불안에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역대 대결 결과는 한국이 대만보다 한 수 위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1999년 아시아선수권,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2006년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한국은 대만을 압도했다. 코나미컵 역시 지난해는 삼성이 대만 챔피언 싱농 불스를 이겼고 선동렬 삼성 감독은 취임 직후 대만 친선경기 원정을 떠나 슝디 엘리펀츠를 상대로 전승을 거뒀다. 라뉴전은 총력전 끝에 패했지만 단판 승부였고 에이스 배영수가 없었던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또 클럽 대항전에는 용병들이 가세한다는 점에서 대표 경기와 다르다. 물론 대만이 요미우리 선발 요원 장젠밍 등 주력 투수를 한국전에 대기시킬 것은 확실시된다. 그러나 한국 역시 손민한-오승환 등 결코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승부는 타자들의 컨디션과 김재박 감독의 맥집기에 달렸다. 지난 3월 WBC 아시아라운드 한국-대만의 개막전 입장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