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27)이 49번 유니폼으로 복귀할까. 샌디에이고에서 프리에이전트를 선언한 박찬호(33)는 자신의 매니지먼트 회사 이름을 '팀 61'로 지었을 만큼 백넘버를 분신처럼 여긴다. 서재응(29) 역시 탬파베이에서 98번을 쓰지만 26번에 집착한다. 26번이 현 탬파베이 에이스 스캇 카즈미어의 것만 아니었어도 틀림없이 요구했을 것이다. 요미우리 이승엽(30)도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부터 달기 시작한 25번에 애착을 보인다. 원래 삼성 시절 사용하던 36번으로 유명한 이승엽이지만 요미우리로 와 33번으로 활약한 뒤 4년 장기계약 조건으로 '내년부턴 25번 유니폼을 입겠다'는 이례적 요구까지 관철시켰다. 이와 흡사하게 콜로라도 김병현 역시 49번으로 팬들에게 각인돼 왔다. 애리조나와 콜로라도(2005년) 시절 등 야구가 잘 됐을 때(보스턴에서는 51번)의 백넘버다. 그러나 김병현은 2006시즌 '타의'에 의해 49번 대신 48번 유니폼을 입어야 했다. 베테랑 불펜 투수 호세 메사가 영입돼 양보해줬기 때문이다. 언젠가 김병현을 만나 이에 관해 '아쉽지 않냐'고 물어봤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라고 그다운 대범한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나 WBC 때도 49번을 선택한 것을 보면 '꼭은 아니어도 웬만하면 49번'이라는 게 김병현의 마음일 것이다. 이런 김병현에게 49번으로 복귀할 찬스가 돌아왔다. 콜로라도가 메사와의 구단 옵션을 포기하고 FA로 풀어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 콜로라도 40인 로스터 중 49번의 임자는 없다. 메사와는 달리 콜로라도가 옵션을 행사해 잔류시킨 김병현이기에 그의 요구만 있다면 '전성기 백넘버 49번'을 되찾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sgo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