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재(33, 수원 삼성)가 후배 박호진(30)에게 주전 수문장 자리를 넘겨준 채 이대로 시즌을 마치게 될까. 아니면 삼성 하우젠 K리그 2006 챔피언 결정 2차전에 극적으로 모습을 보이게 될까. 대부분 축구 전문가들은 일단 박호진의 선발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만약 승부차기로 갈 경우 이운재에게 기회가 돌아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수원과 성남 일화의 챔피언 결정 2차전이 25일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갖는 가운데 지난 1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가졌던 1차전에서 성남이 많은 골을 넣지 못하고 1-0으로 이겼기 때문에 연장전과 승부차기에서 정상 등극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특히 챔피언결정전은 원정 득점 우선 원칙이 없기 때문에 수원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든, 1골을 내주든 관계없이 성남보다 1골만 더 넣으면 연장전과 승부차기로 가고 2골 이상만 더 넣으면 네 번째 별을 달게 된다. 수원과 성남의 전력을 비교해볼 때 어느 팀이 이기든 90분간 1골차 승부가 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 따라서 연장 전후반 30분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가는 상황도 상정이 가능하다. 여기서 수원의 고민이 나온다. 박호진의 최상의 컨디션으로 수원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고 하지만 올시즌 들어 주전 자리를 꿰찼기 때문에 큰 경기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극도의 긴장감이 감도는 승부차기의 부담을 이겨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차범근 감독이 연장전이 끝날 때까지 이미 3명의 선수를 써버렸다면 어쩔 수 없이 박호진이 승부차기를 담당할 수 밖에 없지만 만약 2명의 선수만 교체했다면 이운재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엇보다도 이운재가 승부차기에 강한 면모를 많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운재는 지난 2004년 수원이 '세 번째 별'을 달 때도 당시 포항의 수문장이었던 김병지의 슈팅을 막아내며 승부를 결정지었고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스페인과의 8강전 때는 호아킨의 슈팅을 막아내며 한국의 4강을 견인한 기억이 그대로 살아있다. 게다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의 수문장이었던 옌스 레만이 일일이 상대 선수의 승부차기 버릇을 메모하고 암기했을 정도로 승부차기에서는 당일 컨디션이나 경기 감각보다 경험이 더욱 중요시된다. '특급 가수는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그동안 벤치만 지켰던 이운재가 수원의 정상 등극 직전 마지막 순간을 화려하게 장식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