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내년 FA 시장서 승부' 전략
OSEN 기자
발행 2006.11.25 09: 47

FA 박찬호(33)는 24일 미국 출국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희망'이 아니라 '현실'을 담담히 말했다. 이번 FA 시장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말에 "톱 선수들 얘기"라고 선을 그은 대목이 박찬호의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희망 액수나 기간에 대해서도 "조건 내세울 형편이 아니다"라고 웃으며 넘겼다. 그러나 박찬호는 "분명한 것은 내년에도 야구를 한다는 점이다. 아마 장출혈 수술을 받았기에 2년 이상 계약을 제안하는 구단은 없을 것이다. 내년에 잘하면 장기계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이 연장선상에서 금전이나 장기계약보다는 내년 시즌 선발을 보장해주고 편하게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더 중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원 소속구단 샌디에이고나 내셔널리그(NL) 팀처럼 잘 했던 팀에서 하고 싶다. 할 수 있으면 교민들이 많은 곳에서 던지고 싶다"라는 발언도 이 맥락에서 읽힌다. 아울러 '기술적' 부분에서는 "포심 패스트볼을 살리는 방향으로 미국에서 훈련하겠다"라고 목표를 밝혔다. 기존의 투심-슬러브-체인지업 외에 직구 스피드를 끌어올려야 내년 시즌 풀타임 선발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한 듯했다. 이를 종합할 때 박찬호는 '몸값이 기대에 못 미치는 조건에서는 (의도적으로) 1년만 계약한 뒤 활약을 보여준다. 그리고 나서 FA 시장에 다시 나와 가치를 재평가받는다'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전형적인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제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박찬호가 현역 은퇴(혹은 은퇴 이후)보다는 또 한 번의 'FA 대박'에 집중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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