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선수들, ‘태국 대표팀이 미워요’
OSEN 기자
발행 2006.11.27 08: 29

태국 방콕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현대 선수들은 갑작스럽게 높아진 훈련 강도에 ‘곡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 선수단은 훈련 시작 6일 만에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지난 23일 태국야구협회의 요청으로 가진 태국 대표팀의 연습경기가 문제였다. 도하 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태국 대표팀은 마침 방콕 아시안게임 구장에서 훈련 중인 현대를 ‘스파링 파트너’로 선택해 실전 점검을 가진 것이다. 아시안게임서 한국 대표팀과 대결(12월 4일)할 예정인 태국 대표팀으로선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현대 선수들에게는 ‘불청객’이 되고 말았다. 이날 경기서 현대가 6-3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이 문제였다. 한국 중학교 수준쯤으로 여기고 쉽게 생각했던 태국 대표팀은 일본에서 유학 중인 3명의 수준급 투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그 탓에 현대는 간신히 8안타에 상대 수비 실수로 6점을 뽑아내는 데 그친 반면 수비에서도 3실점을 했다. 내심 콜드게임을 기대했던 코칭스태프로서는 적잖이 실망스런 경기내용이었다. 가뜩이나 1군 주력코치로 보직을 받고 의욕이 넘치는 3명의 1군 초보코치에게 이날 현대 선수들의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이명수(40) 타격코치, 정명원(40) 투수코치, 염경엽(38) 수비코치 등 3명의 1군 초보코치들은 화가 났고 곧바로 선수단에 영향이 미쳤다. 3명의 코치들은 맡은 각 분야에서 선수들에게 훈련 강도를 바짝 끌어올리며 ‘돌리기’ 시작했다. ‘태국 대표팀을 상대로 그것밖에 못하냐’는 질책이 쏟아진 것이다. 특히 이명수 타격코치는 8안타에 그친 타자들을 호되게 질타하며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이에 김시진 감독이 나서서 코치들에게 ‘살살하라’며 만류할 정도라고. 김 감독은 “젊은 코치들이 의욕적으로 훈련을 시키고 있던 터에 태국 대표팀과의 경기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화가 났다. 그래도 선수들이 무리하면 안 되기 때문에 내가 조절에 나서고 있다”며 웃었다. 정명원 투수코치와 이명수 타격코치는 올 시즌부터 1군 선수단과 함께 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조코치였다. 투수 부문은 김시진 감독이 맡고 있었고 타격은 김용달 코치 몫이었다. 그러다가 김시진 투수코치가 감독으로 승격하고 김용달 코치가 LG로 옮기면서 둘은 1군 투타를 지도하는 중책을 맡은 것이다. 염경엽 수비코치는 그동안 프런트에서 실력을 발휘하다가 코치로 변신, 정진호 수비코치가 빠진 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처럼 내년 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는 젊은 코치 3인방이 그렇지 않아도 뭔가 보여줄 태세였는데 태국 대표팀과의 졸전까지 겹쳤으니 선수들이 피곤해지게 된 것이다. 현대 선수들 사이에서는 ‘태국 대표팀이 미워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 하다. 1.5군 및 2군선수들로 구성된 현대 선수단은 12월 12일 귀국할 예정이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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