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대만 '용병먹이사슬' 형성되나
OSEN 기자
발행 2006.11.28 09: 26

대만으로 눈을 돌려라. 삼성이 대만 라뉴 출신 우완투수 케니 레이번(32)을 영입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대만-한국-일본간의 외국인 선수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끝난 2회 코나미컵에서 삼성이 대만 라뉴에게 당한 패배를 계기로 한 수 아래로 여겨왔던 대만의 외국인선수들에게도 눈길을 주기 시작한 셈이다. 만일 레이번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이례적으로 대만에서 직접 데려온 외국인선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프로팀은 미국과 중남미에서 선수들을 수급해왔다. 그러다보니 제몫을 하는 선수는 10명중 한 명 꼴에 그쳤다. 실력이 있더라도 동양야구의 적응문제, 문화적 차이로 실패 확률이 높았다. 최근들어서는 일본야구의 경험을 가진 외국인선수들에 눈길을 돌렸다. 아무래도 비슷한 일본야구를 접한 선수들이 적응이 빠를 것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컨트롤과 볼끝에 차이가 있을 뿐 변화구 등 유인구 위주로 승부하는 야구스타일은 한국이나 일본이 비슷할 수 밖에 없다. 일본은 이미 한국과 대만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에 눈독을 들여왔다. 여전히 미국이나 중남미 출신을 선호하지만 한국에서 검증된 선수들이면 영입했다. 타이론 우즈(주니치)를 비롯해 페르난데스(세이부) 브룸바(전 오릭스) 레스(전 라쿠텐) 등을 영입했다. 이 가운데 우즈와 페르난데스는 일본에서도 특급선수로 성장했고 대우받고 있다. 이들의 성공을 계기로 한국야구의 수준을 일본야구도 인정하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 역시 일본구단들이 뛰어난 성적을 거둔 국내의 일부 외국인투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말도 들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한국의 외국인선수를 데려가고 한국은 대만의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먹이사슬이 생길 수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미 일본에서 활약이 미진한 선수들이 한국과 대만으로 흘러가들어가는 역먹이사슬도 있다. 아무튼 일본 한국 대만이 서로의 리그에서 경험한 선수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듯 하다. 요즘들어 한국구단들이 미국이나 중남미 시장에서 좋은 선수 구하기가 쉽지 않다. 괜찮은 선수를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일본에서 돈을 후하게 주는 바람에 놓치는 일이 흔하다. 어차피 선수들을 보는 눈이나 갖고 있는 정보는 비슷하기 때문에 돈싸움에서 성패가 갈린다. 삼성 정도만이 자금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뿐이다. 용병투수를 잘 뽑는 팀으로 평가받고 있는 KIA의 한 구단관계자는 "돈싸움에서 밀리고 해당선수도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일본쪽을 택하기 때문에 스카우트가 갈 수록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앞으로 대만이나 일본쪽으로 더욱 많은 발걸음이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야구에서 성공적인 외국인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이승엽과 우즈가 한국에서 홈런왕 경쟁을 벌일때 모습.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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