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코치의 말 듣지 않고 선수들끼리 대화를 해가며 훈련해 보라고 했는데 효과가 잘 나올지 걱정되네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8일 벌어진 서울 SK와의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원정경기 직전까지 5연패 수렁에 빠져있던 전주 KCC의 허재 감독은 좀처럼 팀이 부진에서 벗어나오지 못하자 '자율 특훈'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허 감독은 "전날 훈련을 하면서 (이)상민이가 다른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국내 선수끼리, 용병끼리, 국내선수와 용병 사이에 바라는 것이 분명히 있을테니 선수들끼리 자유롭게 대화하며 원하는 것을 말하고 훈련해보라고 했다"며 "코칭 스태프는 완전히 빠진채 2시간 정도 연습했는데 효과가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허 감독은 "평소에 동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즐겨보는데 물소가 악어가 있는 강을 건널 때 우두머리격인 물소가 뛰어들어야만 다른 물소도 용기를 내어 물로 들어가더라"며 "KCC에 지금 필요한 것은 팀을 이끌 리더인데 결정적인 순간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실패할 것이 두려워 피하기만 하니 경기가 막판에 풀리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끝난 뒤 허 감독의 말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경기 종료를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6점차까지 쫓아가봤지만 아무도 결정적인 한 방을 넣지 못한 채 타이론 그랜트의 무리한 3점슛 시도만 이어졌고 이것은 그대로 점수가 다시 벌어지는 결과를 가져왔던 것. 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는 앞심도 부족했고 뒷심도 없었던 경기"라며 "원주 동부나 대구 오리온스 등 어렵다 싶은 팀과 만나면 더 분발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지만 오늘은 방심했다"고 전했다. 또 허 감독은 "전반에 문경은에게 너무나 많은 3점슛을 허용한 것이 어려운 경기가 되는 원인이 됐다"며 "수비를 변화시키며 막판까지 잘 추격했지만 결국 오늘도 결정적인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문제점을 빨리 찾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벌써 6연패에 빠진 KCC의 허 감독은 "지난 시즌 9개 팀이 반드시 인천 전자랜드를 잡아야만 한다고 더욱 분발하는 바람에 전자랜드가 동네북 신세가 됐다"며 "하루 빨리 1승을 거두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의 마음엔 '전자랜드 신세'가 되지 않을지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tankpark@osen.co.kr 잠실학생체=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