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극장가를 물들이는 색은 핑크빛이다. 그만큼 남녀의 사랑을 소재로 한 멜러, 로맨틱코미디, 로맨스 장르가 많다는 말이다. 먼저 11월 30일 개봉하는 ‘그 해 여름’,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무지개 여신’이 첫 포문을 연다. 1969년을 배경으로 한 ‘그 해 여름’은 이병헌과 수애가 주연을 맡았다. 농촌봉사활동을 하러 온 대학생 석영(이병헌 분)과 시골 도서관 사서 정인(수애 분)은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지만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서로 이별을 하게 된다. 한석규 김지수 주연의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은 자신이 가진 약점(?)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남녀를 그리고 있다. 특히 그 약점이 다른 것도 아닌 바로 가족이라는 점은 남녀 로맨스에 치우치기보다는 현실성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와 같은 성격을 보인다. ‘러브레터’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기획, 제작, 각본을 맡은 ‘무지개 여신’은 ‘제2의 러브레터’라 평가받는 작품. ‘러브레터’와 많은 부분이 닮아 있는 이 영화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다 그게 사랑이었음을 미처 깨닫지 못한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치하라 하야토, 우에노 주리, 아오이 유우 등 이미 일부 국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본의 신세대 스타들이 주연을 맡았다. 12월 7일에는 두 편의 로맨틱코미디 영화가 동시에 개봉한다. 임수정-정지훈 주연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엄정화-다니엘 헤니의 ‘Mr.로빈 꼬시기’가 바로 그것. ‘복수 3부작’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엉뚱한 상상력이 가득한 신세계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한다.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생각하는 영군(임수정 분)과 남의 능력을 훔칠 수 있다고 여기는 일순(정지훈 분)의 티격태격(혹은 알콩달콩) 로맨스를 그린다. ‘Mr.로빈 꼬시기’는 일은 100점이지만 연애는 0점인 커리어우먼 민준(엄정화 분)이 자신의 연애기술을 나무라는 직장상사(CEO)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내용. 엄정화의 엉뚱 발랄함과 다니엘 헤니의 차가워보이면서도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카메론 디아즈, 케이트 윈슬렛, 주드 로, 잭 블랙 등 화려한 캐스팅의 ‘로맨틱 홀리데이’는 12월 14일 국내 개봉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서로 집을 바꾸기로 한 두 여자가 각각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2003년 국내 극장가를 강타했던 ‘러브 액추얼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해 가을은 유독 짧았다. 여름의 더위가 쉽게 물러나지 않았고 가을이 오려다 했더니 금새 겨울이 됐다. 그러서인지 올 겨울은 유독 남녀의 사랑을 다룬 영화들이 많은 것 같다. pharo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