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때문에 일본구단과 선수들이 떼부자가 되고 있다. 뉴욕 양키스가 포스팅시스쳄(비공개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한신 타이거스의 좌완 에이스 이가와 겐(27) 독점 협상권을 따냈다. 낙찰 금액이 자그만치 2600만 달러에 이른다. 한화로 치면 약 240억 원이고 엔화로는 30억 엔에 이른다. 당초 기껏해야 1000만 달러 수순으로 예상된 낙찰가가 기대보다 훨씬 높게 나오자 한신 구단 관계자들의 입이 귀에 걸려 있다. 30억 엔으로 선수보강과 구단 살림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이가와도 보스턴에 5111만 달러에 낙찰된 마쓰자카보다는 못하지만 예상 외의 높은 금액이라며 시종일관 미소를 지었다. 공교롭게도 뉴욕 양키스와 앙숙 중의 앙숙인 보스턴 레드삭스는 이에 앞서 마쓰자카 다이스케(26.세이부) 독점 협상권을 확보하는 데 무려 5111만 달러를 베팅, 주위를 경악시켰다. 함께 응찰했던 뉴욕 양키스의 콧대를 단숨에 부러뜨렸다. 보스턴은 자신들도 너무 많은 돈을 배팅했다고 생각했는지 일본 세이부 구단 측에 마쓰자카의 내년 연봉의 일부를 보조해 달라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아무래도 이번 이가와의 낙찰액을 보면 마쓰자카로 인해 허를 찔린 뉴욕 양키스가 작심하고 베팅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양 구단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으로 영원한 앙숙으로 알려져 있다. 한 팀이 망하지 않는다면 앙숙 관계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뉴욕 양키스의 간판타자로 자리잡은 마쓰이 히데키까지 가세하면 일본선수들이 아메리칸 동부지구에서 '앙숙 대리전'을 벌이게 됐다. 결과적으로 두 팀은 두 명의 일본선수를 데려오는 데 7700만 달러의 이적금을 줘야 된다. 무려 710억 원에 이른다. 게다가 두 선수의 장기계약 연봉을 합한다면 두 구단이 지불하는 총액은 1억 5000만 달러를 넘어 설 수 있다. 마쓰자카는 연평균 15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고 이가와도 700만~800만 달러를 채워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보스턴과 양키스는 응찰에 앞서 계산기를 두드려 보았을 것이다. 광고 등 재팬달러를 따져본다면 그리 큰 손해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 나타났듯 두 앙숙 구단의 머니게임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두 앙숙 구단으로 인해 일본 구단과 선수들의 주머니가 전례없이 두둑해진 것도 사실이다. sunny@osen.co.kr 마쓰자카-이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