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올 시즌 K리그가 마감된 가운데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스가 2006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정규리그에서 아쉽게 성남 일화에게 우승컵을 내준 수원과 전남은 FA컵 트로피와 함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따기 위한 마지막 한 판 대결을 다음달 3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인다. 1997년 우승을 차지한 전남과 2002년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수원 모두 2번째 정상 도전이다. 특히 전남은 우승 1회에 준우승 1회, 3위 2차례 등 이번 대회까지 5번이나 4강에 오르며 FA컵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FA컵 최정상에서 만나는 양 팀의 사령탑은 차범근(53) 감독과 허정무(51) 감독. 1980년대 초반 독일 분데스리가와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등 해외리그에 진출했던 스타급 선수 출신 지도자의 자존심 대결로 팬들의 관심을 더욱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도 수원과 전남이 이번 한 판 대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AFC 챔피언스리그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나가려는 두 팀의 '야망'이 시작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FA컵 우승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수원은 아시아슈퍼컵과 아시아클럽선수권서 2차례나 우승, 아시아의 신흥 명문구단으로 떠올랐고 특히 2002 아시아슈퍼컵 우승으로 2003년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클럽선수권 출전권을 따냈지만 대회 개최가 무산되는 바람에 세계 진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수원은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전남 역시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1998~1999 아시아컵위너스컵에 출전해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 결승전서 맞붙었지만 골키퍼가 2명 모두 경기 중 부상당하는 악재를 겪으며 아쉬운 패배를 당한 바 있다. 수원과 전남의 모습은 상당히 닮아있다. 일단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공격력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나란히 26경기를 기준으로 수원은 29골, 전남은 28골에 불과하고 수원은 수원은 포스트시즌 3경기를 합해도 31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수비는 각각 22실점, 25실점(26경기 기준)밖에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수원과 전남의 골문을 나란히 지키고 있는 박호진과 염동균은 2006 독일 월드컵에 출전했던 이운재와 김영광을 밀어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운재는 그동안 경기 감각을 잃어 이번에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김영광은 아시안게임에서 뛰고 있다. 그러나 전력상으로는 100%를 보여줄 수 있는 전남의 우세가 점쳐진다. 전남은 그동안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산드로 히로시가 본격적으로 복귀, 수원에서 이적한 산드로 C와 손발을 맞춰 '공격 듀오'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산드로 히로시는 지난 25일 배재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해트트릭을 기록, 체력적인 문제와 골 결정력 문제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보였다. 반면 수원은 백지훈과 조원희 등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차출되는 바람에 전력에 약간 공백에 생겼다. 그러나 올리베라 실바 이관우 김대의 김남일 송종국 등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전남처럼 100%는 아니더라도 90% 수준은 된다. 수원의 '파란 날개'가 정규리그 준우승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FA컵에서 펄럭이게 될지 아니면 전남의 '황룡'이 서울 상암벌에서 승천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tankpark@osen.co.kr 지난 8월 올스타전 때 양 팀의 사령탑을 맡아 나란히 입장하고 있는 차범근(오른쪽)-허정무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