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열리는 2006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맞붙는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서포터스들이 쌀쌀한 겨울 날씨를 녹이는 대규모 응원전을 펼친다. 수원 서포터스 '그랑블루'의 경우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대규모로 응원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성남 일화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아쉽게 물러난 아쉬움을 풀겠다는 수원 팬들의 응어리진 응원은 상암벌을 떠나가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전남의 서포터스 '위너 드래곤즈'는 3년 묵은 샴페인을 터뜨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남은 지난 2003년 전북 현대와 FA컵 결승전에서 맞붙어 승부차기까지 간 끝에 진 쓰라림을 갖고 있다. 아쉽게 물러난 뒤 전남 서포터스들은 전북전 이후 사흘 뒤인 2003년 12월 3일 결승전에 가져갔던 샴페인을 구단 머플러와 보온재로 감싸 광양 전용구장 주변 땅 속에 묻었다. 다음 달 2일 3년 만에 묻었던 샴페인을 꺼내 경기 당일 4000명의 팬들과 함께 상암 경기장을 찾는다는 것. 4000명이라는 숫자는 광양제철소 직원과 서울 포스코 본사 직원, 스폰서 업체 직원을 모두 합친 것이기 때문에 순수 서포터들은 10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마저도 버스 15대에 나눠 타야 하는 대규모 원정 응원부대다. 양 팀의 사령탑인 차범근 수원 감독과 허정무 전남 감독은 모두 1980년대 해외에서 활동했던 선수 출신이어서 세계무대 진출에 대한 야망이 엄청나다. 여기에 차범근 감독과 허정무 감독의 불꽃튀는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그야말로 12월초의 상암벌은 그라운드 안팎으로 모처럼 달궈질 전망이다. tankpar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