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진(30)과 염동균(23). 올 시즌 각각 수원과 전남에서 주전이었던 이운재와 김영광을 제치고 뒷문을 잠그고 있는 차세대 골키퍼들이다. 이들이 오는 12월 3일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질 수원 삼성과 전남 드래곤즈의 FA컵 결승전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박호진은 지난 7월 15일 경남전에서 이운재가 부상을 당하며 교체 투입되었다. 그동안 이운재와 김대환에게 밀려 무명의 세월을 보냈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차범근 수원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박호진은 이후 이운재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팀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며 주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청소년대표와 올림픽대표를 거친 염동균은 그동안 동료인 김영광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김영광이 대구와의 개막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올 시즌 당일 컨디션에 따라 김영광과 번갈아 경기에 투입된 그는 시즌 막판에 들어가서는 주전 수문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두 골키퍼는 주전 선수들을 물리쳤다는 것 말고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광주 상무에서 함께 뛰었다는 것. 박호진과 염동균은 2004년 광주 상무에서 선임병과 후임병으로 동고동락했다. 당시 1년 일찍 입대한 박호진은 염동균을 막내 동생같이 챙기며 군 생활에 적응을 도왔다. 군대 선후임관계에서 FA컵 트로피를 놓고 한 판 대결을 펼쳐야 하는 박호진과 염동균. 과연 마지막 순간 누가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bbadagun@osen.co.kr 박호진-염동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