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의 비극'.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충격의 패배(0-1)를 당하면서 생겨난 이 조어가 2006년 겨울 이번에는 한국 야구를 덮쳤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30일 궈훙즈(LA 다저스)-장젠밍(요미우리)이 계투한 대만에 2-4로 패퇴, 아시안게임 3연패에 사실상 실패했다. 이제 한국으로서는 남은 4경기를 전승하고 대만이 일본에 패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한국-대만-일본이 서로 맞물려 4승 1패 동률이 된다면 최소실점팀이 금메달을 차지한다. 마치 1994년 미국 월드컵 예선전 당시 이라크가 일본에 믿어지지 않는 무승부를 기록했던 것과 같은 '기적'을 바랄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그러나 대만은 예선 최종전이 일본전이어서 궈훙즈-장젠밍을 다시 등판시킬 수 있다. 또 일본은 프로 선수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아마추어'팀이다. 어찌됐든 한국은 오는 12월 2일 일본전서 가급적 많은 득점-적은 실점을 기록하고 다음은 진인사 대천명의 심정으로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됐다. 한국의 대만전 패배로 개막식(12월 2일) 이전에 금메달을 사실상 확보, 타 종목 대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지게 됐다. 아울러 한국 야구는 지난 11월 코나미컵서 삼성의 패배에 이어 한 달새 대만과의 국제전 연패를 당했고 김재박 감독 역시 2003년 12월 삿포로 대회 패배에 이어 대만을 상대로 씻기 힘든 한(恨)을 남기게 됐다. sgoi@osen.co.kr 지난 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미국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서 기적적으로 본선 티켔을 따낸 뒤 좋아하는 한국 선수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