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트리플 크라운'의 위용은 잃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린 대표팀이 30일 금메달이 달린 대만전에서 졸전을 벌이다 2-4로 패했지만 4번타자 이대호(24.롯데)는 고군분투했다. 프로 데뷔 후 첫 태극마크를 달고 대만 사냥에 나서 화끈한 타격을 보여주었다. 4타수 3안타 2득점. 첫 타석부터 내리 3연속 안타를 터트렸다. 2회말 좌전안타로 출루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홈을 밟지 못했다. 또 4회에는 대만 중견수의 실수로 글러브를 튕기고 중앙 펜스에 맞는 큰 타구를 날려 3루타를 얻었다. 이어 이진영의 적시타로 첫 득점을 올렸다. 또 6회에서 좌측 선상으로 강하게 굴러가는 2루타를 날렸고 상대 송구실책과 이진영의 중전안타로 또다시 홈을 밟았다. 네 번째 타석인 2-4로 뒤진 8회 무사 1루 마지막 타석에서는 의식적으로 큰 타구를 노리고 끌어당겼으나 좌익수 앞에 가는 빗맞은 타구가 되고 말았다. 3안타 모두 선두타자로 나와 터트린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이대호 앞에 주자가 있었다면 공격력과 득점력은 확연히 달라졌을 것이다. 이대호는 올해 타율 홈런 타점 타격 장타율 등 타격 4관왕을 차지하고 대표팀 4번타자에 무혈입성했다. 대표팀 단골 4번타자였던 김동주(두산)가 부상 후유증으로 대표팀을 고사하자 그에게 자리가 돌아갔다. 그래도 첫 대표 출전이라 주변의 우려가 있었지만 대만전에서 화끈한 불꽃 타격을 보여주었다. 한국은 대만에 지는 바람에 금메달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만이 아마선수로 구성된 일본을 이길 가능성이 높아 한국의 대회 3연패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높다. 그래도 한국대표팀이 김동주의 뒤를 이를 쓸 만한 4번타자를 확실하게 발굴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