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트 명가’를 자처하는 SBS TV ‘헤이 헤이 헤이2’에 내려지는 시청자 평가가 극과 극이다.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반응과 민망하고 억지스럽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단 콩트를 콩트 자체로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은 무척 재미있다는 의견이다. 그도 그럴 것이 ‘헤이 헤이 헤이2’에서 다루고 있는 각 콩트가 모두 아슬아슬한 한계선을 타고 있다. 억지스러움의 한계, 역겨움의 한계, 성적인 표현의 한계 등등, 각 한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치의 효과를 끌어내고 있다. 역효과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수위를 높이고 있으니 재미있을 수밖에 없다. 11월 30일 방송된 ‘엽기마누라’는 탤런트 김지영이 등장해 장난기의 정수를 보여줬다. 김지영이 “평상시 내 모습”이라고 몇 차례 강조할 만큼 콩트에서 보여준 김지영의 모습은 자연스러웠고 또 놀라웠다. 장난을 좋아하는 아내가 남편을 상대로 강도 높은 장난을 펼치며 삶의 희열을 찾는다는 내용을 다뤘는데 처키인형을 흉내 낸 김지영의 연기는 압권이었다. MC몽이 열연한 ‘발 만지는 남자’는 습관적으로 발을 만지는 버릇을 가진 남자의 지저분한 행동에 상대방이 역겨워하는 모습에 초점을 맞춰 콩트로 만들었다. ‘19금 커플’은 현영과 이종수가 짝을 이뤄 분식점에서 온갖 애정표현을 마다않는 커플의 행각을 농도 짙게 표현했다. 신동엽이 같은 남자인 이종수에게 성적 감정을 느낀다는 기본 줄거리를 갖고 있는 ‘룸메이트’에서는 현영이 가세해 신동엽을 좋아하는 여자로 새로운 에피소드를 엮어 갔다. 문제점을 지적하는 시청자들은 한계선의 바깥에서 이들 콩트를 바라보는 이들이다. ‘19금 커플’에서 보여준 노골적인 묘사가 지상파 방송에서 흘러나와도 되는 것인지, 동성애를 다루는 ‘룸메이트’가 우리 정서와 어울리는지, 발가락을 만진 손으로 상추쌈을 싸먹는 모습이 우리의 인내심이 허용하는 범위에 있는 것인지 한번쯤 되돌아보자는 의견들이다. ‘헤이 헤이 헤이’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엇갈린 반응들이 논쟁거리가 될 정도다. ‘웰메이드 콩트, 갈수록 재미있어진다’ ‘출연진의 열정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콩트’ ‘심야시간대에 이 정도면 애교 아닌가. 재미만 있더라’는 긍정적인 의견과 ‘교복 입은 학생들을 분식점 손님으로 앉혀놓고 19금 커플을 연기하다니 어이가 없다’ ‘가족끼리 보기 힘든 프로그램이다’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충돌하고 있다. 이런 논란은 ‘헤이 헤이 헤이’가 추구하는 방향이 ‘억눌린 현대인들의 은밀한 판타지’인 만큼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발칙한 상상들’을 콩트로 꾸민 ‘헤이 헤이 헤이2’의 11월 30일 방송분 전국 시청률은 10.0%(AGB닐슨미디어집계)로 기록됐다. 100c@osen.co.kr 논란이 되고 있는 '19금 커플'의 현영과 이종수의 연기 장면. /SBS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