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동주에게 '돌'을 던지랴?
OSEN 기자
발행 2006.12.01 17: 29

'프로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돼 국제대회 참가 중 부상을 당했을 경우 첫 번째 부상에 한해 다음 연도 개막 등록일로부터 본인의 1군 등록일까지의 ½을 등록일수로 인정한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10월 30일 아침,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사회 회의를 갖고 위의 내용을 결의했다. 이 규정의 소급 적용에 따라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대표로 뛰다 어깨를 다친 김동주(두산)는 FA 자격을 2007시즌 이후로 미뤄야 했다. FA 자격 획득 기준일인 150일에 32일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앞서 김동주는 김재박 감독의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로도 선출됐으나 부상을 이유로 참가를 고사했다. 나중에 따로 만나 앙금을 풀었다곤 하지만 불참 뉴스가 나온 직후 김 감독은 "경우가 없다"라며 이례적으로 노기를 드러냈다. 김동주뿐 아니라 WBC 대표였던 포수 홍성흔(두산)과 좌완 불펜요원 구대성(한화)도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그로부터 약 두 달 후인 11월 30일, 대표팀은 실질적 결승전인 대만전에서 2-4로 패배해 아시안게임 3연패는 절망에 빠졌다. 김 감독은 패배 직후 "베테랑 타자들의 부재가 아쉬웠다"고 패인을 밝혔다. 꼭 누구라고 지칭한 것은 아니지만 애초 선발됐던 김동주가 그 대상 중 한 명임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아시안게임 패배가 원통할지라도 김동주에게 '돌'을 던질 자가 누가 있겠는가. WBC 대회에서 "야구를 시작한 이래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는 1루 슬라이딩을 감행하다 프로 선수에게 절대적으로 소중한 몸을 다친 김동주다. 그 대가로 김동주가 손에 쥔 것은 FA 자격의 1년 지연이라는 시간과 금전의 손실이다. 당시 이사회는 김동주에게 오히려 안하느니만 못한 1군 등록일수의 일부 보전을 생색내면서 이런 혜택(?)을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갖가지 안전장치를 곁들였다. 아울러 '국가대표로 선발돼 병역혜택을 받는 선수는 국가대표 선발시 의무적으로 경기에 참가해야 한다'는 규정도 추가했다. 그러나 이 제도 하에서는 병역 혜택을 일단 받기만 하면 그 다음부터는 차출되어도 죽기 살기로 뛰는 선수만 바보가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sgo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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